수원FC 지동원은 ‘마지막’을 말하는 대신 ‘감사함’을 말한다

입력 2024-04-15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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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지동원,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공격수 지동원(33)은 201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2010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11카타르아시안컵과 2012런던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손흥민(32·토트넘)과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부침과는 거리가 먼 듯했던 지동원의 축구인생이었지만, 30대로 접어들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유럽무대에서 입지가 좁아졌고, 태극마크도 내려놓게 됐다. 커리어의 반전을 이루기 위해 2021년 여름 K리그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FC서울 입단 후에도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지동원이 서울에서 2년 반 동안 남긴 기록은 K리그1 25경기에서 2골·2어시스트다. 그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아쉽기만 한 성적이다. 그는 “K리그에 돌아온 뒤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서울에 보탬이 되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다행히 올 시즌 수원FC로 옮기며 점차 반등의 실마리를 풀고 있다. 6경기에서 1골이라는 성적은 평범해 보이지만, 지동원의 출전 여부가 수원FC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그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스스로도 “팀 공격진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해 책임감이 크다”고 말한다.

침체기를 지나온 지동원의 커리어는 이제 상승곡선으로 돌아서고 있다. 끝난 것처럼 보였던 선수생활에 ‘마지막’을 말하는 대신 다시 불꽃을 태우며 재도약을 노린다. 과거 연령별 대표팀을 월반하며 10대 후반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천재 공격수’의 모습에 비하면 지금 모습이 아쉬울 수 있지만, 그가 강조하는 것은 감사함이다. 지동원은 “만족감과 아쉬움 이전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 유럽무대를 누비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인간적으로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24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열리는 2024 카타르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대표팀 후배들을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지동원은 “지금은 U-23 대표팀에 응원이 필요한 시기다. 올림픽 무대가 다가온 만큼 선수들이 부담을 잘 이겨내야 한다”며 “후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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