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내실 다지고 있는 ‘병장’ 원두재…“삶을 대하는 태도 배우고 있어요”

입력 2024-04-21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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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원두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선수들에게 1년 6개월의 군생활은 내실을 다지고 재도약을 노릴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김천 상무 병장 원두재(27)도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있다.

2017년 아비스파 후쿠오카(일본)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2020년 울산 HD로 이적해 K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제2의 기성용’이라는 별명답게 187㎝의 장신과 피치를 가르는 롱킥, 안정적 볼 배급과 단단한 수비력으로 각광받았다.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20 U-23 챔피언십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여세를 몰아 그 해 11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러나 마냥 탄탄대로만 걷지는 못했다. 벤투 감독 체제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정우영(칼리즈),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에 밀려 확실한 주전으로는 자리 잡진 못했다. 부진이 이어지며 2022카타르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상무 입대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어떤 순간이든 헛된 시간은 없다. 군생활을 하며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있다”는 그는 지난해 K리그2에서 34경기에 나서 꾸준히 성장했고, 리그 베스트11에도 선정되며 팀의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김천 원두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에도 한층 향상된 기량을 뽐내며 김천을 2위(5승1무2패·승점 16)로 이끌고 있다. 지난달 3일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원정 개막전에서 선제 결승골로 김천에 첫 승을 안겼고, 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과 홈 2라운드에선 친정팀을 상대로 고군분투했다. 비록 김천은 2-3으로 패했지만, 일취월장한 그의 기량에 울산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17일 안방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3라운드(1-0 승) 이후 부상으로 한동안 전열을 이탈했지만, 이달 20일 선두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8라운드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0-0 무승부에 기여했다. 노련미까지 더해진 원두재의 플레이에 힘입어 김천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병장이 된 그는 “군생활 동안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또 경기장 밖에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남은 복무기간 선수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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