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조원희,취업비자받고‘엉엉’

입력 2009-0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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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행뒷이야기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딱 1주일 전 조원희(26·사진)의 심정이 이랬을 것이다. 조원희 에이전트 텐플러스스포츠가 “위건 입단에 합의했다. 워크퍼밋(취업비자)만 발급되면 곧바로 계약을 맺을 것이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 18일 오전.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취업비자를 신청해도 좋다는 확인서가 나온 게 20일이었다. 그렇다면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스티브 브루스 위건 감독이 그 사이 현지 언론을 통해 “조원희는 꼭 필요한 선수지만 워크퍼밋 때문에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음에도 불구, 조원희 측은 한결같이 “문제없다”며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실상은 무던히 속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퍼밋 발급이 생각 이상으로 까다로운데다 영국 현지 상황이 녹록치 않게 돌아가는 게 느껴졌기 때문. 조원희의 측근은 “사실 그 때는 발급이 안 될 줄 알았다. (조)원희 역시 너무나도 힘들어했다”고 회고했다. ‘안 될 것이다’던 예상을 깨고 워크퍼밋 허가서가 극적으로 발급된 데는 위건 구단의 적극적인 대응이 큰 힘을 발휘했다. 조원희 영입 직전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휴고 로달레가와 계약했다가 워크퍼밋이 발급되지 않아 변호사를 선임해 재발급을 요청하는 등 홍역을 치렀던 위건은 조원희 역시 같은 문제가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담당 변호사가 잉글랜드축구협회를 직접 방문하는 한편, 잉글랜드 축구 쪽에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브루스 감독이 인적 네트워크망을 총동원해 지인들을 설득했다. 브랜다 스펜서 위건 사장도 잉글랜드축구협회에 ‘조원희를 꼭 영입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결국 20일 오후 늦게 허가서 발급 소식을 들은 뒤 조원희와 에이전트 모두 두 손을 꼭 붙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 이 과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28) 역시 조원희를 만나 “나도 처음 잉글랜드에 올 때 워크퍼밋 발급 문제로 고생을 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 줬다고 한다. 한편, 23일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한 조원희는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 25일 오후 일시 귀국한 뒤 신변정리를 마친 후 다음 달 4일이나 5일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조원희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은 당초 알려진 3월 1일 첼시전이 아닌 3월 15일 선덜랜드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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