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김학민‘킬러본색’…대한한공고공비행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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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김학민(25·대한항공) 앞에 야심차게 V3를 노리던 김호철 감독의 현대캐피탈이 무너졌다. 아울러 쿠바 출신의 칼라(24)도 기대에 부응, 대한항공의 고공 행진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김학민은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1(25-20 19-25 25-19 25-15) 완승을 이끌었다. LIG와의 홈 개막전에서 6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5점을 기록한데 이은 2경기 연속 맹활약. 특히 고비 때마다 상대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서브에이스를 3개나 성공시키며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다크호스 정도로 지목됐던 대한항공은 초반 2연승을 내달리며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3-1로 눌렀던 현대캐피탈은 1승1패가 됐다. 김학민의 부활은 10년 간 ‘야인’ 생활을 청산하고 ‘현장’으로 복귀한 ‘승부사’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의 강력한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김학민은 2006-2007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그해 신인왕까지 뽑힌 기대주였지만 지난 시즌까지 같은 라이트 포지션인 외국인 선수 보비에 밀려 벤치에 앉는 일이 잦았고,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진 감독은 올 5월 부임하자마자 김학민에게 “레프트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를 뽑고 너를 무조건 선발 요원으로 쓸 테니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시즌을 앞두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김학민은 개막 후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김학민의 맹활약이 더 반가운 이유는 벌써부터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칼라(24)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칼라는 타점 높은 스파이크와 파괴력을 지녔지만 이것이 오히려 팀에는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 쪽으로 공격이 치우치면 상대 수비에게 루트가 노출되는데다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대한항공이 보비를 데리고 단 한 번도 리그 우승 문턱을 밟아보지 못한 것도 이런 것이 원인이 됐다. 2경기를 치른 현재 칼라의 공격 점유율은 각각 35.94%와 30.01%로 상당히 안정된 수준이다. 김학민 덕분에 한결 부담을 던 칼라는 이날도 18점을 올렸고, 둘의 시너지 효과는 앞으로 더욱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민은 “지난 시즌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올 시즌 팀의 우승에 꼭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천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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