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하늘에 마음을 드려 기도하는 제천의식을 지내던 제단인 천단공원. 이곳 역시 273만㎢나 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래서 천단공원에 들어서면 한가로이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넓은 공원인 듯 보인다. 라켓에서 공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공놀이, 춤을 배우는 사람들, 장기와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가로운 오후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 여유로움을 뒤로하고 천단공원의 본 건물로 들어서면 과거 백성을 잘 돌보고자 했던 황실의 소망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제천의식은 한나라 이후 모든 황제가 치른 것으로 섶을 태워 하늘로 연기를 올려 보내는 의식이다. 이 연기가 천자가 베푼 치정의 결과라고 본 중국의 전통 사상을 담고 있는 천단공원은 전체가 하늘을 닮은 원형과 땅을 상징하는 네모의 형태로 지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 황제가 풍년을 기원했다고 전해지는 천단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 기념전과 3층짜리 제단으로 지어져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원구단, 역대 황제들의 신주를 모셔놓은 황궁우로 구성되어 있다.
원구단에 있는 천심서(하늘에 마음을 드려 제사 지내던 돌)에서는 옛날 황제가 그렇게 했던 돌을 밟고 올라서 소망을 기원하는가 하면 멋진 기념사진을 남기고자 포즈를 취하느라 바쁘다. 천단공원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호기심을 가지는 곳은 황궁우에 있는 회음벽. 황궁우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일반적인 둥근 외벽이지만 벽에 대고 말을 하면 반대편에서 말소리가 들리는 신기함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저기 이 벽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천단공원은 백성을 보살피는 왕가의 소망이 지금까지 전해져 국민들에게 한가로운 여가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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