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두 번째 프로 여성 게이머 타누 카나.
18일 복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게임팀 ‘CYCLOPS athlete gaming’를 운영하는 도쿄 소재 브로드미디어 e스포츠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소속 게이머 타누 카나(29)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하며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한 다음날 전격적으로 퇴출을 결정해 발표한 것.
타누 카나는 지난 15일 개인 방송을 진행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집에서 우버이츠(온라인 음식 주문·배달 플랫폼 )로 음식을 주문했는데, 젊은 남성 배달원이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 무섭기도 하고 곤란했다며 배달원의 키가 165cm 정도 돼 상대에게 흥미가 안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키가 170cm이 안 되는 남자는 ‘난 인권이 없구나’ 하면서 살아라. 골 연장 수술도 검토해 보시라. 170cm는 돼야 인권이 제대로 생긴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타누 카나는 이날 밤 트위터에 “키가 큰 게 좋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다”며 사과했다. 이튿날에도 “제 인식이 부족해 용서 받지 못할 발언을 했다. 여러분을 실망시킨 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론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의 두 번째 여성 프로게이머로서 업계에서 높은 지명도와 인기를 얻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흔치 않은 여성 게이머라서 과하게 치켜세우는 분위기도 있지만 실력만큼은 인정받았다는 것.
한 전문가는 타누 카나의 연봉을 약 1000만 엔(약 1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일본 프로 게이머 평균 연봉 500만 엔의 두 배 수준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