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개막 4연패 첫경험’ 김응룡 “입맛 뚝, 혈압 쑥”

입력 2013-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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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 첫승이 목마른 한화 김응룡 감독

V12 명장, 개막 후 내리 4연패 ‘첫 경험’
KIA전 힘 한번 못쓰고 대패…앞날도 캄캄

“잠도 안오고 입맛도 없고 애꿎은 커피만
1승만 하면 혈압 내려갈 것 같은데, 쩝”


“1승만 하면 다 괜찮을 것 같은데….”

남들은 한 번 이루기도 어렵다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감독과 사장 시절을 포함해 무려 12번을 일궈냈지만 한화 김응룡 감독(사진)에게 지금 간절한 것은 과거의 영광이 아닌 현재의 1승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3일 대전 KIA전에서 또 지며 김 감독과 한화는 ‘개막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첩첩산중으로 4일 KIA전에 이어 주말에는 다크호스 넥센과 맞붙는다.


○코끼리 감독의 첫 개막 4연패

김응룡 감독의 찬란한 사령탑 역사에서 ‘개막 4연패’는 없었다. 해태 감독이던 1990년 4월 8일 광주 빙그레전부터 17일 대구 삼성전까지 개막 4연패를 당했지만, 당시 그 사이에는 16일 잠실 OB전 2-2 무승부가 끼어있었다. 개막 후 내리 4경기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삼성 사령탑 시절 역대 개막 최다연승 기록(10연승·4월 5일 두산전∼16일 현대전)을 세운 김 감독이기에 연승은 익숙해도 연패는 낯설다. 3일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개막 3연패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었다. 평범한 인사에도 “내가 지금 안녕하겠나. 잠이 안 온다. 입맛도 없어서 밥 대신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요즘 김 감독이 가장 많이 받는 안부인사도 “건강은 괜찮으십니까?”다. 팀 사정이 좋지 않으니 지인들이 김 감독의 건강을 많이 걱정하고 있다. 실제 김 감독은 “(한화) 감독이 된 이후부터 평균 혈압에서 열다섯 개(15)가 올라갔다”고 밝혔다. 전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시즌에 돌입했지만, 지고 싶은 감독이나 선수는 없다. 그러나 결과가 그렇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돌파구가 없다!

더 큰 문제는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화는 수비와 마운드에서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며 번번이 경기를 내주고 있다.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선 선발이 호투하고 타자들도 적시타를 터트려줬지만, 불펜에서 무너졌다. 안방으로 돌아오자, 이번에는 선발들이 말썽이다. 타선은 3일 경기를 빼고 앞선 3경기에선 5점씩을 뽑아줬지만, 투수들이 점수를 내주면 속수무책이다. 경기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매 경기 4사구를 8∼9개나 허용했다. 게다가 결정적 순간마다 수비 실책이 이어지며 찬물을 끼얹곤 했다. 김 감독은 “1승만 하면 혈압이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건강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단단히 꼬여버린 실타래를 좀처럼 못 풀고 있는 한화 선수들이 1승만 올린다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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