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미 강호와의 A매치 ‘장기 플랜’ 수립 필수

입력 2014-07-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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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동아일보DB

■ 위기의 한국축구, 변해야 산다

1. 사령탑의 연속성

2. 4년 마스터플랜 수립하라
3. 스타를 키우고 살려라
4. 한국형축구 전문가를 찾아라
5. K리그가 희망이다


강팀과의 평가전 통한 전력 강화 중요
유럽 등 주요국가들은 이미 일정 빡빡
차기 월드컵 대비 축구행정력 강화해야

한국축구에 필요한 장기적 계획은 사령탑의 연속성을 포함해 여러 부문에 걸쳐서다. 그 가운데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강화를 위한 평가전 섭외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한 가지만 짚어보더라도 장기 마스터플랜 수립의 시급성이 명확해진다.

지난해 7월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홍명보호’가 소화한 A매치 스케줄을 살펴보더라도 확실히 허술하다.

지난해 8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전을 시작으로 올해 6월 1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가나까지 홍명보호는 총 13차례의 공식 친선경기를 치렀다. 물론 이 중에서도 브라질을 비롯해 유럽 강호인 스위스, 크로아티아, 그리스 같은 괜찮은 상대를 만나 실력을 점검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가 있었지만, 때로는 ‘왜 굳이 추진했나’라는 의문이 남은 A매치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아이티, 10월 말리와 올해 6월 가나를 상대로 한 평가전이 특히 그렇다. 아이티와 말리는 한국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관리에도 그다지 효과가 없는 상대들이었다. 또 2014브라질월드컵 직전의 마지막 실전 기회였던 가나는 조별리그(H조)에서 만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과 전혀 축구 스타일이 맞지 않아 홍명보호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결과론이지만, 오히려 0-4로 대패해 선수들의 자신감만 저하됐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대한축구협회의 답변은 대개 똑같았다. “아무리 열심히 평가전 상대를 섭외해도, 이미 해당 국가들의 A매치 계획이 꽉 차 있어서 초청할 수 없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FIFA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유럽과 남미의 유력 국가들의 경우 A매치 스케줄이 이미 상당히 확정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짧게는 올해 하반기, 길게는 내년 초까지 마무리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들처럼 일찌감치 뛰지 못했을까. 축구계에서 국제행정력이란 단순히 FIFA 및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임원을 배출하고, 여자월드컵이나 U-20(20세 이하) 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서서히 바닥을 향해가고, 그래서 월드컵 등에서 직·간접적 피해를 낳고 있는 FIFA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강호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항상 비슷한 루트를 통해 평가전 상대를 섭외하다보니 오해의 소지도 많고, 후보군도 한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앞으로는 월드컵 대비에만 ‘올인’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아시안컵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면 4년 뒤 차기 대회 자동출전권을 얻었지만, 이 제도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맞춤형 A매치’를 치를 수 있는 짬이 더 적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장기 마스터플랜 없이는 대표팀의 전력 점검과 강화 또한 먼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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