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ML 가을사나이] PS 3승 페티트, 보치 감독 믿음에 보답

입력 2014-10-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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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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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보겔송 4실점 무너지며 4회초 투입
6회까지 무실점 호투…생애 첫 WS 승리

NLDS 2차전 땐 연장 6이닝 무실점 활약
SF 와일드카드부터 WS 진출까지 큰 힘


월드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예정대로 라이언 보겔송을 선발로 출격시킨다고 발표했다.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월드시리즈 통산 3승무패를 기록한 ‘가을사나이’ 매디슨 범가너가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범가너가 또다시 3일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였지만 보치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정규시즌 선발과 불펜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낸 롱 릴리프 유스메이로 페티트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 SF 보치 감독의 ‘신의 한수’는 페티트였다

26일(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호투하던 보겔송은 3회 찾아 온 한 번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보겔송은 3회 2사 1·3루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4번타자 에릭 호스머의 타구 때 1루수 브랜든 벨트의 토스를 잡은 후 베이스를 늦게 밟아 선취점을 내줬다. 평정심을 잃은 보겔송은 볼넷 1개와 연속 2안타를 허용하며 3회에만 4점을 빼앗겼다. 보치 감독은 자이언츠의 3회말 첫 타석이 투수타순이었기 때문에 보겔송이 이닝을 마쳐주길 원했지만 진 마치를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자이언츠가 2-4로 추격의 시동을 걸자 4회초부터 보치 감독은 페티트를 마운드에 올렸다.

페티트는 6회까지 안타 2개만을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보치 감독의 승부사 기질은 4회에 번뜩였다. 2점 차로 리드 당한 상황에서 후안 페레스의 안타로 1사 1루가 되자 대타 투입을 잠시 고민했지만 필승조 투입까지 끌고 갈 믿을만한 투수가 페피트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 그를 타석에 내보낸 것이다. 페티트가 호투하는 사이 자이언츠는 5회와 6회 5점을 뽑아내며 7-4로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11-4로 역전승을 거둬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페티트는 생애 첫 월드시리즈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 페티트 생애 첫 WS 승리투수…올 PS서 3승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페티트의 활약은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5일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은 압권이었다.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페티트는 6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눈부신 투구를 했다. 정규시즌 39경기에 출전해 12차례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자이언츠는 연장 18회 결승점을 뽑아 2-1로 승리했다.

페티트가 다시 마운드에 오른 것은 11일 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이었다. 이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선 보겔송이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자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페티트는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자이언츠가 6-4로 역전승을 거둬 페티트가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불펜투수지만 페티트는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월드시리즈까지 모두 승리를 챙겼다. 동점 또는 팀이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3승을 따낸 것.

페티트는 지난해 9월8일 애리조나 디백스전에 선발로 출전해 26명의 타자를 모두 잡아낸 뒤 에릭 차베스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1개를 남기고 우전안타를 허용해 퍼펙트게임을 아쉽게 놓친바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올해 29세인 페티트는 플로리다 말린스(2006)와 애리조나 디백스(2007-2009)를 거쳐 2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한 뒤 2012년부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통산 성적은 19승26패(방어율 4.76), 올 시즌 연봉은 84만5,000달러(약 9억원).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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