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엿보기] 달라진 비디오판독 룰…감독 부담은 2배

입력 2014-10-2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심판들의 비디오판독. 스포츠동아DB

심판들의 비디오판독. 스포츠동아DB

합의판정 폐지…비디오판정 2회로 증가
감독, 요청 선수들과의 신뢰·호흡 중요

이번 시즌 NH농협 V리그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새 비디오판독 제도다. 심판합의판정제도를 폐지하고 비디오판정 기회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파이널 세트에는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10점을 넘으면 또 한 번의 기회를 준다. 만일 비디오 판정에서 최초의 결정이 뒤집어 질 경우 한 번의 기회를 더 준다. 방송화면 사정으로 판정을 내릴 수 없을 때는 한 차례 기회를 더 준다. 이론상 한 팀이 5번 비디오판독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경기진행이 빨라졌다. 이전에는 애매모호한 상황일 벌어지면 두 팀 선수들이 득달같이 심판에게 달려가 떼를 쓰고 우기는 것이 먼저였지만 그런 장면이 없어졌다. 7월 KOVO컵에서 이미 새 제도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제 선수들이나 감독들은 억울하다고 느끼면 부심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다. 판정을 내린 당사자인 부심이 비디오 판독에 참여하면서 의사소통도 훨씬 빨라졌다.

대신 감독들에게는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선수와의 신뢰와 호흡이 더 중요해졌다. 20일 구미 LIG손해보험-한국전력의 경기 때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2세트 7-13에서 LIG 김요한의 공격 터치아웃 여부를 놓고 심판 판정과 LIG 선수들의 주장이 달랐다. 김요한은 터치아웃이 확실하다면서 문용관 감독에게 비디오판독 사인을 보냈다. 문 감독이 그 말대로 따랐으나 결과는 아니었다. 최초 판정대로 노터치였다. LIG로서는 아까운 기회가 한 번 날아갔다. 다음 세트에서도 애매모호한 상황이 나왔는데 2세트의 아쉬운 기억 때문인지 문 감독이 선수들의 사인을 무시했다. 방송화면 판독결과 이번엔 선수들의 주장이 맞았다. LIG는 결국 그날 선수와 벤치의 엇박자로 2개의 비디오판독 기회가 날아갔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23일 성남 흥국생명-현대건설 경기. 4세트 11-11에서 터치아웃 여부를 놓고 두 팀 선수들의 주장이 달랐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상대의 터치아웃이 확실하다고 박미희 감독에게 비디오판독 사인을 보냈다. 박 감독은 뜻밖에도 터치아웃 대신 상대의 네트터치 여부를 확인했다. 비디오 판독의 경우 한 화면에 여러 가지 상황이 나와도 당사자가 요청하는 것만을 확인한다. 현역시절 ‘코트의 여우’라는 별명의 박 감독이 꾀를 썼지만 이번에는 틀렸다. 화면은 상대 선수의 터치아웃이었다. 네트터치는 아니었다. 19일 평택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 때는 GS의 이선구 감독이 2차례 비디오판독 기회를 다 쓴 4세트에 또 판독을 요청하다 경기 지연을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하여튼 이제는 선수들이 최소한 자기 팀 감독에게만은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선수들이 착각하는 경우도 많아서 감독들도 더욱 냉철하게 선수들의 사인을 받아줄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한다. 감독에게는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부담이 하나 더 늘었다.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629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