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레이저 송구’의 가치

입력 2016-05-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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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채은성.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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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추격 막은 수비…달라지는 LG

2000년대 초중반. 잠실의 한 지붕 두 가족의 스카우트 방향은 전혀 달랐다. LG가 거포 수집에 열을 올릴 때 두산은 넓디넓은 잠실 외야를 주목하며 발 빠르고 어깨 강한 외야수를 뽑았다. 홈런보다는 2루타와 3루타, 그리고 수비에서는 외야수들의 능력으로 최대한 진루를 막는 그물망을 폈다. 결과는 모든 야구팬들이 알고 있듯이 두산의 대성공, LG의 실패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2016시즌을 기준으로 팀 컬러의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본적인 방향은 두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병헌, 정수빈 같은 최고의 외야 수비 능력과 빼어난 송구, 그리고 공격력을 갖춘 외야수 발굴이 중요한 과제다.

채은성(26)은 양 감독이 LG 사령탑에 오른 2014시즌부터 주목했던 이름이다. 올해까지 중용은 이어지고 있다. 공격력에서 아직 확실히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1일 잠실 kt전에서 채은성은 자신이 왜 새로운 LG에 필요한 존재인지 어깨 하나로 보여줬다. 2-1로 앞선 4회초 수비 1사 1·2루 kt 대타 전민수는 중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박기혁은 3루를 돌아 그대로 홈으로 달렸다. LG 중견수 채은성은 달려 나와 타구를 잡고 홈으로 송구를 했다. 공은 바운드 없이 홈 바로 앞에 서 있던 최경철의 포구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완벽한 송구였다. kt는 박기혁의 아웃으로 동점 찬스를 날렸고, 결국 추격에 실패했다. 채은성은 5회말 4-2로 앞서나가는 값진 1점 홈런도 쳤다. 채은성의 송구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LG의 달라진 방향을 보여준 중요한 장면이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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