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LG, 김현수-민병헌 중 누구를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17-11-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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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민병헌(오른쪽). 스포츠동아DB

26일 손아섭(29)과 롯데의 잔류 계약으로 2018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큰 틀의 교통정리는 이뤄진 모양새다. 이제 눈길은 LG의 행보로 쏠린다. 손아섭과 함께 대어급 FA 외야수로 분류된 민병헌(30·전 두산) 또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잔류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현수(29·전 필라델피아) 중 한 명이라도 LG가 잡을 수 있느냐다. LG는 류중일 감독의 취임 이후 거물급 FA 외야수 보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삼성이 FA 포수 강민호를 전격적으로 영입한 데서도 드러나듯, 대부분의 구단들은 외부 FA 영입협상 과정을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LG도 공식적으로는 누구와 만나는지조차 밝히지 않아왔다. 다만 LG가 손아섭과 롯데의 협상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데서 실마리를 유추하는 정도였다. LG도 손아섭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놓쳤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LG가 초조할 수밖에 없다. 22일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7)을 방출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외야수 이병규(34) 등을 정리한 뒤 팬들의 거센 반발까지 사고 있는 터라 더욱 그렇다. 팬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한편 류 감독이 원하는 외야 보강을 위해서라도 상응하는 FA 영입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는 잃은 꼴이다.

‘공공연한 비밀’이 됐는데, 이제 LG는 김현수든 민병헌이든 한 명은 잡아야 FA 시장에서 명분 있게 철수할 수 있다. 그러나 김현수는 국내 복귀를 선언하지 않고 있고, 민병헌과의 접촉은 시장논리상 LG에 불리한 쪽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크다. 즉, 김현수든 민병헌이든 주도권은 LG가 쥐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또 만에 하나라도 제3의 구단이 시장에 뛰어든다고 가정하면 LG는 더욱 다급해진다.

운신의 폭이 좁아졌음은 LG도 잘 인식하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면초가에 몰리지 않으려면 LG의 선택은 명확한데,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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