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정호, KT 캠프 합류…“어려운 야구인 외면할 수 없었다”

입력 2020-02-11 10: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강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진퇴양난의 강정호(33)가 KT 위즈에 손을 내밀었다. KT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상의 끝에 그 손길을 뿌리치지 않기로 했다. 강정호가 KT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든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지원하고 있는 이숭용 KT 단장은 11일(한국시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강정호가 우리 캠프에 합류한다. 현재 텍사스에 머물고 있는 걸로 아는데, 우리의 휴식일인 11일에 투손으로 이동한다. 12일부터 함께 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 피츠버그 시절이던 2016시즌 종료 후 한국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냈다. 2009년과 2015년의 음주운전 적발 이력까지 드러나며 팬들의 공분을 샀다. 재판 과정이 이어지며 비자가 나오지 않아 2017년은 통째로 날렸다. 2018년 중순 간신히 미국에 돌아갔고 시즌 말미 3경기에 나서며 재기의 가능성을 엿봤지만 2019시즌 감각 회복에 실패해 그해 8월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타진했지만 이번에도 비자가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강정호는 여전히 ML 복귀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KBO리그로 돌아가는 경우의 수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ML 스프링캠프는 당장 2월 중순에 시작하는데 개인 훈련으로 몸 만드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가 떠올린 건 투손에서 캠프를 소화 중인 KT였다. 이숭용 단장과는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인연을 맺었고, 이강철 감독 역시 2014년 넥센 수석코치로 강정호를 지켜본 바 있다. 일련의 상황 탓에 그간 따로 연락하지 않던 이 단장을 찾는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강정호에게 직접 연락을 받은 이 단장은 이 감독에게 먼저 의사를 물었다. 이 감독은 ‘선수단이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합류를 허락했다. ‘캡틴’ 유한준을 비롯한 선수단도 이에 동의했기에 이번 합류가 결정됐다.

이 단장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선수단이 흔쾌히 결정해줬다. 어려움에 빠진 후배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개인 훈련을 아무리 성실히 해도 단체로 팀 훈련을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특히 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시점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약 2주간 KT와 함께 할 예정이다. KT는 그 사이 유격수 심우준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의 강정호에게 긍정적 영향을 받길 바라고 있다. 비록 수년간 실전 경험이 전무한 이 단장은 “그 사이 ML 팀과 계약이 된다면 좋은 일 아니겠나. 좋은 기운이 와서 서로 윈윈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