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쓰는 ‘LG 출신 거포’…최승준·나성용도 터지나

입력 2016-0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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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삼성 나성용(오른쪽). 사진제공|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

日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가능성 보여

지난해 LG에서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선수는 총 8명이었다. 50타석 이상 나선 5명(루이스 히메네스·이병규(배번 7)·서상우·잭 한나한·정성훈)을 제외하면, 최승준(9타석)과 나성용(7타석), 양석환(4타석)이 남는다. 이들도 LG ‘4번타자 찾기’의 후보였다.

최승준(왼쪽 사진)과 나성용(오른쪽)은 시즌 후 이적했다. 각각 FA(프리에이전트) 보상선수와 2차 드래프트로 SK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최승준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나성용은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LG의 달라진 방향성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우타거포 자원인 둘을 포기하는 과정에는 드넓은 잠실구장에 대한 ‘인정’이 있었다. 박병호(넥센-미네소타)와 정의윤(SK)의 실패에 이어 그 뒤를 잇는 거포 유망주 최승준과 나성용도 떠나보냈다. 장타력 대신 수비력이 좋고 발이 빠른 타자들로 팀을 재편하는 과정에 있다.

잠실구장은 국내 최대 규모(가운데 펜스까지 125m·좌우 펜스까지 100m)를 자랑한다. 10여년간 이를 힘으로 극복하려다 끝내 백기를 들었다. ‘육상부’로 붐을 일으켰던 안방 라이벌 두산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LG에서 포기했던 거포 유망주는 모두 새 팀에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박병호는 이적 이듬해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차지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정의윤도 지난해 이적 직후 14개의 홈런을 치며 박병호의 뒤를 잇고 있다.

최승준과 나성용도 새 팀에서 곧바로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SK는 최승준을 1루수 또는 지명타자 자원으로 고려 중이다. 주전 1루수 박정권이 있지만 좌타자기에 최승준의 가치는 분명하다. 더군다나 SK는 넥센의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전으로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을 쓰게 됐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가운데 120m, 좌우 95m다. 좌측 외야 관중석 쪽으로 불어 나가는 바람 탓에 우타거포들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

나성용은 일단 오른손 지명타자 요원이다. 최승준과 마찬가지로 포수 출신이지만, 1루와 외야 수비 모두 부족해 아직 자기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의 새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역시 타자친화형 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팔각형 구조에 외야가 직선으로 좌·우중간이 짧아 홈런 증가가 예상된다. 한 방이 있는 나성용의 2차 드래프트 지명은 ‘목적성’이 있는 영입이었다.

재미있게도 2명 모두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15일 양 팀의 맞대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잠실을 벗어난 LG 출신 거포의 성공, 최승준과 나성용이 SK와 삼성을 웃게 만들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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