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김혜옥-김미숙-김혜리(왼쪽부터). 사진제공|MBC·SBS
중년 연기자 김혜옥 김미숙 김혜리가 나란히 ‘악녀’ 연기로 안방극장을 살얼음판으로 만들고 있다. 여전히 안방에선 젊은 연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만, 세 연기자의 악녀 연기가 ‘중년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김혜옥은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에서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표독스러운 국회의원 조서희를 연기하고 있다. 주로 온화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심어준 김혜옥의 연기변신은 이미 큰 화제다.
극중 조서희는 국민들에게 검소한 국회의원으로 존경받지만, 숨겨진 이면에는 돈을 최고로 여기는 ‘속물’이다. 때문에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방해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칼을 휘두른다.
‘투윅스’는 29일 11.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혜옥의 활약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미숙의 변신도 화제다. 김미숙은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극중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한정희는 우아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웃음 뒤에서는 칼을 갈고 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남편의 죽음까지 이용하는 악한 인물이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악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미숙은 ‘구암 허준’과 ‘황금의 제국’에서 잇달아 악역을 맡으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미숙이 연기하는 악역은 눈을 흘기고, 소리를 지르지 않는,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악역이다.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김혜리의 변신도 눈에 띈다.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등과 함께 열연을 펼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김혜리는 2년 동안 연기활동을 쉬는 동안 표독스러운 악녀 캐릭터를 위해 부드러운 인상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연기자들의 무리한 이미지 변신은 ‘모 아니면 도’인데, 이들은 연륜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중년 배우들의 활약은 젊은 연기자들에게도 자극을 주고, 시청자들에게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