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주 제작사 PD가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F씨에게 보낸 문자가 화두에 올랐다.
7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방송하고 싶으면…”이란 부제로 끊임없이 성희롱과 노동 착취에 시달리는 방송사 프리랜서 아나운서와 리포터들의 현실이 공개됐다.
프리랜서 방송진행자 F씨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 한 외주 제작사 PD에게서 “섹스 파트너가 필요해서요. 정말 미안”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F씨는 순간 “너무 놀라서 심장이 멎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곧이어 PD는 "놀랬구나. 겁낼 건 아닌데", "아주 건전한 제안인데~~ 놀랬으면 미안”이라는 문자에 F씨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또 다른 프리랜서 방송 진행자 A씨는 "고위 인사 애인이 되면 계절당 5000만원을 주겠다"는 '스폰서' 제의와 "억대 연봉을 줄 테니 방송에 나와라"는 출연 제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불꺼진 카메라 밖에서 이들에게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성희롱은 다반사고 우여곡절 끝에 채용이 되더라도 또다른 부당대우에 노출돼 있다. 임금 체불과 폭언 등이 그것이다.
'시사매거진 2580'이 비정규직 프리랜서 방송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3명 가운데 58%가 임금 체불을 경험했고, 체불액이 1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또 4명 중 1명이 욕설과 폭언, 폭행을 경험했으며 여성 답변자 중 과반수가 성희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당수의 여성들은 "방송사나 기획사, PD와의 관계 때문에 아예 문제 제기 자체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방송 진행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이용해 이들의 꿈과 인격과 권리를 부당하게 짓밟는 사람들이 있다"며 "방송 매체가 일부 업체의 알량한 권력이 되고 개인의 추악한 욕심을 채우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