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 폭로 이후 AOA 풍비박산
지민 탈퇴→4인조 행보도 흔들
AOA 사실상 해체…위기 이겨낼까
[종합] AOA, 권민아 폭로→지민 탈퇴→원더우먼페스티벌 출연 무산걸그룹 AOA의 앞길이 가로막혔다. 전 멤버 권민아의 폭로로 리더 지민이 탈퇴한 가운데 원더우먼페스티벌 출연까지 무산되는 등 사실상 해체나 다름없는 위기를 맞았다.
시작은 AOA 출신 연기자 권민아의 폭로였다.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AOA 활동 시절 10년 간 리더 지민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권민아. 그는 지민 때문에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손목에 짙게 남은 흉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장문의 심경글을 여러 차례 남기며 괴로운 심경을 드러냈다.
권민아의 주장에 지민은 “소설”이라는 짧은 문구로 대응했다가 삭제했다. 이에 권민아는 “언니 그러다 천벌 받는다. 증인이 있고 증거가 있다. 너무 많아서 적기 귀찮다”며 “양심이 있으면 소설이라는 말은 왜 지우나. 언니 그냥 소설이라고 해봐라. 주변에 어이없어 할 사람 꽤 있을 텐데”라고 받아쳤다.
권민아의 글에 따르면 그날 밤 지민을 비롯한 AOA 멤버들과 매니저들이 직접 권민아의 집에 방문했다. 권민아는 당시 지민의 상태에 대해 “화가 나 있었다. 이게 사과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었고 실랑이 끝에 지민이 ‘칼 어디 있냐. 내가 죽으면 되냐’고 하다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화 끝에 지민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히며 “더이상 소란 피우지 않겠다”며 대중에 사과했다.
‘소설’ 이후 SNS상에서 침묵했던 지민은 4일 저녁 “짧은 글로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미안하고 죄송하다. 다 제가 팀을 이끌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잘못했다. 후회와 죄책감이 든다. 같이 지내는 동안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제도 (권민아에게)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나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어렸던 20대 초반, 당시의 나름대로 생각으로는 우리 팀이 스태프나 외부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하지만 팀을 이끌기에 인간적으로 많이 모자란 리더였던 것 같다. 논란을 만들어서 죄송하다. 우리 둘을 위해 많이 노력해준 우리 멤버들과 민아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지민의 사과에 권민아는 다시 폭로전을 펼쳤다. 그는 “빌었다니? 빌었다니? 가기 전에 할 말은 하고 가겠다. 어제는 내가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지 않냐. 그런 사람이 숙소에 남자 데리고 와서 성관계 했느냐”고 폭로했다. 권민아는 “본인부터 바른 길 가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끝까지 사과하기 싫고 나를 싫어하는 것 알겠다. 그런데 뭐라고?”라고 분노했다. 그는 “(집에) 들어올 때 그 눈빛 절대 잊지 않겠다. 죽어서 똑같이 되돌려 주겠다. 집에 있었던 모든 눈과 귀들 당신들도 똑같다”며 “신지민 언니는 복 참 많아 좋겠다. 다 언니 편이다. 언니가 이겼다. 내가 졌다. 결국 내가 졌다”고 남겼다. 해당 글은 이후 삭제됐다.
이 때문일까. 4일 밤 11시 58분 AOA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지민의 탈퇴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일체의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AOA는 설현 혜정 유나 찬미만 남아 4인조 그룹이 됐다. 2012년 데뷔 당시 8인조에서 이제 ‘반타작’ 그룹이 된 셈. 9월 예정돼 있던 원더우먼페스티벌 2020 출연도 무산됐다. 이들은 원더우먼페스티벌 셀러브리티 라인업에 합류한 상황이었으나 FNC엔터테인먼트는 6일 동아닷컴에 “논의 결과 AOA가 원더우먼페스티벌 2020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주최사 마이크임팩트에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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