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사면초가

올 시즌 초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에 참석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천수. 스포츠동아 DB

프로연맹,임의탈퇴공시상벌위회부징계도추진

‘임의탈퇴 공시, 상벌위원회 회부 가능성에 법적 소송까지.’

이천수(28)가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사우디 이적을 추진하며 일으킨 물의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남이 요청한 이천수의 임의탈퇴에 대한 진상조사를 갖고, 이를 공시했다고 1일 밝혔다. 작년 12월 수원에서 쫓겨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연맹 차원의 징계 여부도 관심사다. 연맹은 최근 이천수의 행태가 기타상벌 사안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 상벌위 회부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전남은 지난달 29일 임의탈퇴 요청 당시 경위서를 통해 거짓말과 지시불이행에 대해 연맹의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다. 김영훈 전남 단장 역시 1일 “(징계 요청에 대해) 우리는 그 때(임의탈퇴 요청 시점) 이미 입장을 밝힌 것이다”고 말했다. 전남이 정식 공문으로 징계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 현재 연맹은 곽영철 상벌위원장에 관련 자료를 건넸고, 조만간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이천수 전 에이전트 김민재 IFA대표가 1일 서울 프레스센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이천수 문제에 관련한 이야기하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법정에 설 수도 있다. 이천수 전 에이전트 IFA스포츠 김민재 사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천수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천수가 지난 달 28일 밤 기자들을 만나 페예노르트에서 받는 연봉 이상을 제시하는 구단이 있다면 무조건 이적해야 하는 이면계약에 대해 “급조된 것이 맞다”고 조작임을 인정하면서 “이는 나와 측근들, 그리고 김민재 사장이 같이 고민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사실 무근이다.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 에이전트로서 명예와 관련된 중요한 부분이다. 만일 그런 말을 한 게 사실이라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 법적으로 해결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기간 내 이적을 할 경우 전남에 물기로 한 3억7500만원의 위약금에 대해서도 “내 사인이 들어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분명히 이천수가 동의를 했기 때문에 대리인 자격으로 했다. 또한 사우디 이적이 추진될 즈음 이천수는 ‘사장님이 미리 내주시면 벌어서 갚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가 얼마 뒤 궁지에 몰리자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다’고 말을 바꿨다. 이천수 측근과 전화통화 내용에서 위약금을 이천수가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부분을 녹취한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