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함안 클럽하우스 게시판에 내건 조감독의 편지.
애제자 청용에 쥐어준 “머리를 써라” 글귀…경남게시판에 내걸자 팀 전력도 수직상승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경남FC의 함안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1층 로비 게시판에 내걸린 한 장의 종이를 볼 수 있다. 다름 아닌 조광래 감독이 선수단에 보낸 편지다.
‘축구는 머리를 쓰는 게임이며 항상 생각하고 스스로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주된 내용.
사실 이 편지는 조 감독이 작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행을 확정짓고 스승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숙소로 찾아온 이청용(볼턴)의 손에 쥐어준 선물이었다. 특히 ‘이것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박)지성이보다 성공할 수 있다’는 글귀에선 아끼는 ‘애제자’에 대한 관심과 정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이 워낙 좋았다.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고 ▲머리를 써야 한다 등의 문구는 비단 프리미어리그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다.
조 감독은 대상을 이청용 대신, 경남 선수로 바꿔 게시판에 걸어놓았다. 물론 효과는 있었다.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죽을 쑤던 팀 성적이 후반기 들어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것.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은 놓쳤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조 감독이 새 시즌 목표로 주저 없이 ‘우승’이라고 밝힌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간 우린 6강에 매몰돼 근접치에 도달하면 만족했다. 하지만 이젠 목표를 높이 수정했다. 낮은 곳에 시선을 두면 딱 그 수준 밖에 안된다”며 조 감독은 선전을 자신했다.
함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