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정지현…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입력 2010-11-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 우승 1순위…결승서 이란 노루지에 1-2 역전패 충격
각오가 남달랐던 만큼, 충격도 컸다. 은메달이 성에 찰리 없는 그는 시상대에 올라서도 잔뜩 굳은 얼굴로 일관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등 입조차 열지 못했다.

명예회복을 노리던 한국 레슬링 간판 정지현(27·삼성생명·사진)이 21일 화궁체육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60kg급 결승에서 오미드 노루지(이란)에게 세트 스코어 1-2(3-0, 0-2, 0-2)로 역전패, 결국 테크니컬 스코어 1-3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정지현과 함께 금메달이 기대됐던 최규진과 김현우 등도 초반 탈락했다. 레슬링대표팀은 대회 첫날 강력한 금메달 후보 정지현까지 무너지며 ‘노골드’수모를 당했던 베이징올림픽을 떠올리게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제패하며 ‘무명 신화’를 썼던 정지현은 2년 뒤 도하아시안게임을 앞두고 66kg급으로 체중을 올렸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평소 70kg안팎인 그가 체중감량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패착이었다. 다시 60kg으로 돌아와 치른 베이징올림픽. 예전 같은 힘을 쓰지 못하던 그는 8강 탈락이란 비운을 맛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9년 3월, 허리 통증까지 생겨 국가대표에서 선발전에서도 탈락하고 말았다. 올 9월, 1년 6개월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러시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안게임을 앞둔 기대를 키웠지만 마지막 순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도 충분하다”던 대표팀 관계자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내년에 태어날 첫 아이의 태명을 ‘아금(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 부르며 투지를 불태웠던 정지현의 좌절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광저우(중국)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