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9구단, 엔씨소프트로 사실상 확정

입력 2011-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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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구단 탄생을 논의합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가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1년 첫 이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중대사를 앞두고 있어선지 8개 구단 사장단이 전원 참석했다.

“9구단은 OK…엔씨소프트는 유보” KBO 이사회 결정 의미
온라인게임기업 엔씨소프트가 경남 창원을 연고로 제9구단으로 출범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했다. 이르면 2월 중 창단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고 한국프로야구의 새 식구로 인정받을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생구단 창단 문제와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선 및 2011년 예산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신생구단 창단과 관련해 이사회는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이 9·10구단 창단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신생구단의 창단 자격에 대해서는 별도 심의기준을 마련해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한다”고 정리했다.

이사회 직후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엔씨소프트 외에 추가로 2개 기업이 10일 오후 늦게 창단신청서를 보내왔다”며 “KBO는 창단 승인 여부를 판단할 심사기준을 마련해 2월 내로 이사회를 열어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복수의 창단희망기업들을 대상으로 9구단 창단을 심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늘 이사회에선 창원을 9구단 연고지로 확정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외형상 이날 이사회는 별 소득 없이 공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9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엔씨소프트’와 ‘창원’이라는 분명한 실체가 존재함에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총론 개진, 각론 유보’의 형태로 서둘러 논의를 마무리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공개’를 전제로 창단신청서를 제출한 2개 기업도 창원을 연고로 9구단 창단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이사회에선 충분히 9구단 창단 심의를 완료해 구단주 총회 상정을 의결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장 안팎에선 “도대체 오늘 이사회에선 무엇을 심의했는가”란 수군거림도 들렸다.

그러나 신생구단 창단 논의의 전후맥락과 이날 이사회 참석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과 KBO는 사실상 엔씨소프트가 창원을 연고로 9구단으로 출범하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창원 연고의 9구단 창단에 대해 강력 반발해온 롯데의 입장을 고려해 ‘유보’라는 형태로 ‘명분’을 주고, 대신 2월로 예정된 차기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 ‘단계적 접근’ 방식으로 ‘실리’를 취한 것이다.

이사회 직후 A구단 사장은 “9구단은 끝난 것 아니냐. 엔씨소프트가 창원을 연고로 창단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은 심사기준이다. 롯데는 신생구단 창단 논의의 진전을 차단하기 위해 예상대로 이날 창단 승인 여부를 판단할 심의기준을 구체화할 것을 주장해 관철시켰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심의기준을 만드는 주체다.

이상일 총장은 “(8개 구단) 단장회의가 아니라 KBO가 (직접)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KBO가 일정 기준을 마련해 이사회에 제출하면 롯데로서도 더 이상 딴죽을 걸기는 힘들어진다. 9·10구단 창단 필요성에 대한 이날 이사회의 표결에서도 롯데는 이미 ‘세 부족’을 절감했다.

아울러 다음 이사회에선 9구단 연고지로 창원이 확정될 공산도 높다. 9구단을 창단하기로 결정한 마당에 연고후보도시로는 창원만한 대안이 현재로서도, 앞으로도 대두되기는 힘들다.

“롯데의 사정을 고려해 이번에는 창원을 논의하지 않은 것 같다”는 B구단 사장의 얘기는 의미심장하다. 이 경우 KBO-창원시와 공고한 연대를 구축한 엔씨소프트가 창원의 주인으로 낙점될 수밖에 없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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