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구자철 “아시아 넘버 1 꿈이 아냐!”

입력 2011-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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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골감각…2게임서 혼자 3골
“호랑이는 토끼 잡을 때도 최선다해”
내일 약체 인도전도 득점포 정조준
2011 카타르 아시안 컵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 킬러’의 등장이다. 당초 조광래호의 ‘No1’킬러는 박주영(AS모나코)이었지만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진짜 해결사가 등장하는 법.

조광래호에는 구자철(제주)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전환한 구자철은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2-1 승)에서 2골을 몰아넣은 데 이어 호주와의 2차전(1-1 무)에서도 골 맛을 보며 킬러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각인시켰다.

벌써 A매치 5골(12경기 출전)이다. 구자철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홈페이지를 통해 선정한 ‘2011년 주목할 선수’로 꼽히며 세계 속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선수 가운데 역대 아시안 컵에서 가장 많은 골 맛을 본 이는 이동국(전북)이다. 2000년 레바논 대회에 처음 나서 2007년까지 3개 대회에서 15경기를 뛰며 10골을 넣었다. 2위는 최순호(강원FC 감독)다. 80년 대회 6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다.

한국이 정상을 맛본 1956년 홍콩 대회와 60년 서울 대회에 출전한 우상권, 88년과 96년 대회에 출전했던 황선홍, 80년과 88년 대회에 나선 정해원이 5골로 그 다음이다. 구자철은 나란히 4골을 넣은 이태호, 박이천, 조윤옥의 뒤를 이어 역대 아시안 컵 한국선수 득점랭킹 9위다.

구자철은 13일(한국시간) 호주전을 마친 뒤 “기회가 왔을 때 골로 연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딱히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바람일 뿐. 이제 2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만일 한국이 결승까지 오른다면 4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물론 모든 경기를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지금의 감각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한 대회 최다 골 기록 경신도 충분히 가능하다. 역대 기록은 최순호(7골·80년 대회)가 보유하고 있다. 이동국은 2000년 6골을 넣었다.

구자철은 조 감독이 호주와의 결전 전날 밤 선수들에게 나눠준 X파일의 첫 글귀를 잊지 않았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컨디션도 나쁘진 않다. 왼 발목이 호주전에서 조금 다치긴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은 태극전사들과 집단으로 했던 스포츠동아와 신년 인터뷰에서 “(자신의 일에) 미쳐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아시안 컵 한국 축구의 슬로건 ‘왕의 귀환’을 위해 구자철이 ‘미쳐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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