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강동우에 던진 160km는 리즈의 복수 필살구였다”

입력 2011-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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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경기에서 시속 160km짜리 광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은 LG 새 용병 리즈. 공교롭게도 상대는 한화 강동우였다. 강동우는 한국팀과의 첫 연습경기, 그것도 첫 공을 던졌을 때 홈런으로 연결했던 주인공이다.대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한국무대 첫 연습경기 초구 홈런 악연…광속구 앞세워 삼진 잡고 회심의 미소
초구는 152km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공은 159km였다. 그리고 다시 157km. 잠시 변화구로 한 템포 쉬는 듯 했지만, 숨돌릴 틈도 없이 다시 159km와 158km짜리 직구가 날아왔다. 타석에 선 한화 강동우(37)가 몇 차례 방망이를 휘둘러 봤지만 끝내 헛스윙 삼진. 돌아서는 강동우를 바라보며 LG 새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지도 모른다.

리즈는 13일 한화와의 대전 시범경기에서 전광판에 159km(한화 전력분석팀 스피드건에는 160km)가 찍히는 광속구를 던졌다. ‘와일드씽’ 엄정욱(SK)이 2003년과 2004년에 한 차례씩 158km를 던진 이후 한국 프로야구 공인 최고 구속.

그리고 리즈가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상대한 타자 강동우는 ‘이유 있는’ 희생양(?)이 돼야만 했다. 지난달 19일, 리즈가 첫 선을 보인 한화와의 오키나와 연습 경기에서 불의의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맞은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후 안정을 되찾고 2이닝을 무사히 마치긴 했지만, 아무래도 잔상이 많이 남았던 모양.

한화 강동우는 지난달 19일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리즈의 초구를 걷어올려 깜짝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그 때문일까. 13일 시범경기에서는 160km짜리 직구의 희생양(?)이 돼 삼진으로 물러났다.스포츠동아DB.

한화 한대화 감독은 경기 전 “사실 강동우를 한 번 쉬게 하려고 했는데, LG 선발이 리즈라서 일부러 냈다”고 귀띔했다. “이번에도 무조건 초구를 노릴 것이고, 여기서 다시 안타가 나온다면 앞으로 ‘천적’이 될 수도 있다”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안타깝게도(?) 삼진과 외야플라이. LG 박종훈 감독은 “어쩐지 리즈가 1회에 오버페이스를 하더라. 기선 제압을 하려고 한 것 같다”며 미소 지었고, LG 김준기 전력분석과장도 “처음부터 무섭게 던지는 걸 보고 본인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강동우는 어땠을까. 그 역시 “눈에서 왠지 독기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확실히 공이 빠르기는 빨랐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리즈를 ‘최고’라고 추켜세우지는 않았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의 볼이 확실히 달랐다. 실제 스피드에 비해 체감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리즈와 강동우의 다음 대결이 오히려 더 흥미로워졌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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