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삼성 배영수, ‘왕년의 배영수’를 버리니, 스피드·제구력 살더라

입력 2011-05-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푸른 피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2007년 팔꿈치수술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던 삼성 배영수가 올시즌 최고의 구위와 몸상태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48km스피드 되찾고 벌써 4승
12승 더 챙겨 100승 채우렵니다
삼성 배영수가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올시즌 5경기에 나가 4승을 거뒀고 방어율도 3.60으로 준수하다. 2005년 이후 6년만에 두자릿수 승리를 따낼 기세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배영수의 볼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시즌 평균 142km의 스피드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7일 LG전에서는 최고 148km를 기록했다. 배영수의 올시즌 목표는 ‘개인통산 100승’이다.

현재 통산 88승을 기록 중인 그는 앞으로 12승을 더 팀에 보탤 생각이다. 배영수의 몸상태와 구위는 2007년 팔꿈치 수술 이후 최고다. 삼성이 그토록 바라는‘에이스의 부활’이 시작되고 있다.


▶배영수가 말하는 배영수

○과거의 배영수는 다 버렸다

최고 150km의 빠른공과 슬라이더는 배영수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는 배영수라는 걸출한 투수가 있어 가능했다. “옛날의 배영수는 다 지웠습니다.”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 이후 새로운 투수가 됐다.

힘과 스피드로 상대를 윽박지르기보다는 컨트롤과 타이밍에 더 신경을 썼다. “아무리 공을 세게 던져도 140km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새로운 구종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요즘 그가 던지는 서클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 스플리터는 수술 이전에는 던지지 않던 구종이다. 스피드는 옛날보다 떨어졌지만 배영수의 컨트롤은 더욱 정교해졌다. 마운드에서 머릿속에 그린대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재미는 투수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다. 힘으로 던지던 과거의 배영수는 다 버렸다.

○볼이 빨라지고 있다

“배영수의 볼이 빨라졌어요.”지난 7일 LG전에서 스피드건에 찍힌 배영수의 최고구속은 시속 148km였다. 올시즌 평균구속도 지난해 138km에서 142km로 4km 정도 빨라졌다. 포수 진갑용과 심판, 상대타자들도 모두 느끼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배영수 본인은 담담하다. “볼끝이 조금 좋아진 정도죠. 스피드에 대한 큰 욕심은 없습니다.”올해 배영수는 마운드에서 100%힘으로 던진 적이 없다. 스피드보다는 컨트롤에 더 신경을 썼다. “수술하고 스피드 찾으려고 세게 던져봤는데 안되더라구요. 오히려 팔만 아프고….”자연스럽게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스피드가 나오기를 기다리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긍정적인 것은 그의 몸상태다.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팔이 아팠어요. 그런데 후반기부터 느낄 정도로 몸이 좋아지더라구요.”150km의 스피드를 찾으면 어떤 기분일지 물었다. “좋죠. 하지만 옛날처럼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지 않을 겁니다. 힘과 기교를 가미해서 긴 이닝을 던질 겁니다.”

○통산 100승이 올해 목표

배영수의 올시즌 목표는 개인통산 100승이다. 지난해까지 84승을 따낸 그는 올해 4승을 보태 통산 88승을 기록하고 있다.

“스프핑캠프부터 올해 목표를 16승과 통산 100승으로 잡았죠.” 프로야구에 100승투수는 모두 20명이다. 100승 투수 가운데 현역 선수는 이대진(KIA), 손민한(롯데), 박명환(LG),김원형(SK),김수경(넥센)이다. 공교롭게 이들은 아직 올시즌 1승도 하지 못했다. 배영수는 100승을 넘어 200승까지 할 수 있는 투수다.

올해 30세인 그는 좋은 투구밸런스와 스피드, 컨트롤, 완급조절 능력을 갖고 있다. 통산 210승을 기록한 송진우(한화 코치)도 31세에 100승을 했다.

○마운드에 설 수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팔꿈치 수술은 그에게 등판의 고마움을 알게 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수술전에는 알지 못했다. “힘들때 팬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죠. 마운드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다른 투수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요즘은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다른 투수들의 장점은 무엇인지, 왜 잘던지는지….”배영수는 수술 이후 4년 동안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낸 그가 다시 ‘에이스 본색’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신호가 희망적이다. 그는 정신적으로 더 성장했고 몸상태와 구위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에이스가 필요하다. 바로 배영수의 부활이다.


▶류중일 감독이 말하는 배영수

○포스트시즌부터 달라졌다

작년 플레이오프부터 배영수의 공이 좋아진 것을 느꼈다. 스프링캠프때 팔이 안좋아 2주정도 휴식을 하게 했는데 빠르게 제 컨디션을 찾았다. 큰 경기는 상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에이스가 필요하다. 배영수가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좀 더 신나게 시즌을 꾸려갈 수 있다.

○스피드만 회복되면 배영수는 당연히 최고

배영수 볼이 더 빨라졌다고 한다. 전광판에 148km가 찍힌 것도 봤다. 아직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스피드만 회복된다면 배영수는 당연히 국내 최고다.

○배영수의 스피드가 나올 때가 됐다

야쿠르트 임창용은 2005년 팔꿈치 수술을 하고 2008년 일본에서 3년만에 160km를 던졌다. 오승환도 팔꿈치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한화 류현진도 팔꿈치 수술을 했다. 세 명 다 볼이 최고로 빠르다. 배영수는 수술한지 4년이 지났다. 재활도 열심히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다시 옛날의 스피드가 나올 때가 됐다.


▶포수 진갑용이 말하는 배영수

○힘든 시간 잘 이겨냈다

수술 이후 스피드가 135km가 안나올 때도 있었다. 힘든 시간을 잘 이겨냈고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한 선수가 됐다. 요즘은 볼배합 할 때 내 생각과 일치한다. 영수랑 게임하면 참 재미있다.

○살기 위해 변화구를 배웠다

스피드가 전부인 투수에게서 스피드를 빼앗아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배영수는 수술 이후 스피드를 잃었지만 대신 변화구를 얻었다. 살기 위해서 변화구를 배웠다. 타자의 스윙을 보고 어떤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지를 아는 투수다. 볼도 빨라졌다. 전력투구가 아닌 상황에서 스피드가 회복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배영수와 한 번 더 우승하는 게 소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2005년과 2006년 2연패할 때 배영수는 정말 최고였다. 배영수가 올해 제 스피드를 찾고 부활한다면 정말 두려운 팀은 없다.배영수와 한 번 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소원이다.


○배영수는?


▲생년월일=1981년 5월 4일
▲출신교=칠성초∼경복중∼경북고
▲키·몸무게=184cm·84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0년 신인드래프트 삼성 1차 지명
▲2010년 성적=31경기 119.2이닝 6승8패1세이브, 방어율 4.74
▲2011년 성적(11일 현재)=5경기 30이닝 4승1패, 방어율 3.60
▲2011년 연봉=4억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