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탈란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레버쿠젠은 23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아탈란타(이탈리아)에 0-3으로 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지난해 8월 12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 튜토니아와 원정경기(8-0 승)부터 이어온 무패 기록이 깨졌고, 아탈란타는 구단 사상 최초의 유럽대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전 분위기는 레버쿠젠으로 기울고 있었다. 올 시즌 사비 알론소 감독(스페인)의 지휘 아래 독일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우승(28승6무·승점 90)을 차지하며 그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여세를 몰아 1987~1988시즌 이후 연이 닿지 않았던 UEL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아탈란타는 주눅 들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레버쿠젠 수비진은 번번이 실수를 저지르는 등 평소답지 않았고, 경기 주도권은 아탈란타가 쥐었다.
일찌감치 아탈란타가 승기를 잡았다. 주인공은 해트트릭을 몰아친 아데몰라 루크먼이었다. 전반 12분 민첩한 침투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킨 뒤 다비데 자파코스타의 크로스를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전반 26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30분에는 강력한 왼발 슛으로 방점을 찍었다. 루크먼은 UEL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알론소 감독은 무패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고개숙이지 않았다. “아탈란타가 우리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며 “패배가 어색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레버쿠젠은 26일 오전 3시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릴 분데스리가2 카이저슬라우테른과의 DFB포칼(FA컵) 결승전에서 ‘더블(2관왕)’을 노린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