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3D분석] 리드하면 나타난다, ‘오대장’…SK 사전에 9회는 없다

입력 2011-10-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이틀 연속 세이브

8회 무사1·2루 위기서 등판해 무실점 봉쇄
9회엔 세타자 삼진쇼…1점차 승리 지켜내
KS 개인최다 5S 신기록…‘끝판대장’ 입증


삼성 오승환(29·사진)은 2006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시즌 47세이브로 최고 소방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팔꿈치 부상과 수술의 여파로 2009년과 2010년의 2년간은 암흑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절치부심하며 부활을 다짐한 올해 최연소·최소경기 개인통산 200세이브를 비롯해 시즌 10·20·30·40세이브 고지를 최소경기 또는 최소경기타이로 연속해서 넘었다. ‘신기록 제조기’였다.

블론세이브는 고작 한 차례였고, 방어율은 0.63에 불과했다. ‘돌부처’에 이어 ‘끝판대장’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과거 불펜에서 몸을 풀기만 해도 상대팀이 지레 겁을 먹고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위압감을 줬던 해태 선동열(현 KIA 감독)을 연상시키는 활약상이었다. ‘무등산 폭격기’에 견줄 만한 ‘팔공산 폭격기’, 오승환은 삼성과 삼성팬들에게 그런 존재로 아로새겨졌다.

25일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오승환은 2-0으로 앞선 8회 2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4타자를 탈삼진 2개를 섞어 완벽하게 틀어막고(1.1이닝 무안타 무실점) 자신의 KS 4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KS 통산 역대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으로 해태 선동열, 현대 조용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6일 오승환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는 상황이 훨씬 급박했다. 6회말 배영섭의 선제 2타점 중전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기쁨도 잠시.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이 2안타 1볼넷으로 1점을 내주고 무사 1·2루,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눈 깜짝할 새 역전 위기에 몰린 삼성 류중일 감독은 주저 없이 오승환을 호출했다.

보내기 번트를 시도한 첫 타자 안치용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다음타자 김강민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제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위기 탈출-. 하지만 3번째 타자 최동수를 상대한 오승환은 아찔하게도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2루주자 최정은 전력을 다해 홈까지 파고들었다. 다행히 8회초 대수비로 출장한 중견수 이영욱의 환상적인 홈송구가 삼성과 오승환을 살렸다.

블론세이브 위기를 넘긴 오승환은 9회초 분풀이라도 하듯 SK의 세 타자 이호준(대타)∼최윤석∼정근우를 상대로 탈삼진 쇼를 펼쳤다. 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 삼성은 가까스로 2-1 승리를 지켜냈고, 오승환은 또 하나의 신기록을 덧붙였다. KS 통산 역대 최다인 5세이브.

이제 삼성은 2승으로 KS 통산 4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SK에 당한 수모도 깨끗이 되갚아줄 수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오승환이 버티고 있다. 남은 2승도 어쩌면 그의 손끝에서 완성될지 모른다. 그리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마운드에는 오승환이 서 있을 것이다.

■ 히어로 오승환을 말하다


류중일 감독 “2이닝 던지게 해서 미안해”

2이닝을 던지게 해서 좀 미안했다. (오)승환이는 최고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믿음이 갔다. 위기에서 잘 해줄 것이라 믿고 마운드에 올렸다.


오치아이 투수코치 “공에 힘 있고 믿음직스러워”

본인도 한국시리즈 전에 “2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 오늘 안치용부터 상대시킨 건 등판 전부터 미리 계획된 것이었다. 공 자체에 힘이 있고 믿음직스럽다.


오승환 “진갑용 미트만 보고 던졌다”

정규시즌 때 감독님께서 1이닝씩 잘 관리해주셨기 때문에 오늘 2이닝 투구는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진)갑용이 형 미트만 보고 던졌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