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종료 이제 코앞, 15만 명의 사용자는 어쩌고

입력 2011-11-22 17: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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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2세대(이하 2G) 서비스 종료 신청서를 제출했다.

11월 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G 서비스 잔존 가입자수가 KT 가입자수 전체의 1% 수준일 경우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을 승인해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KT의 잔존 2G 서비스 가입자는 15만 명으로, 올해 3월경 110만 명이 남아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줄어들었다. KT의 전체 서비스 가입자수는 현재 1640만 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2G 서비스 가입자는 1%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더욱이 과거 KT의 시티폰이 17만 명의 가입자가 남아 있었음에도 종료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2G 서비스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점점 실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열리는 위원회에서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KT는 왜 중단하려 하는가

KT는 그동안 1.8GHz의 주파수 대역을 2G 서비스에 쓰고 있었다. 현재 KT가 4G 롱텀에볼루션(LTE)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이 1.8GHz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http://it.donga.com/newsbookmark/6607). 이미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4G LTE 서비스를 개시한 상태다.

현재 KT는 어떻게든 올해가 끝나기 전에 4G LTE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KT는 이미 4G LTE 서비스의 광고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KT용 4G LTE 스마트폰도 전파인증을 모두 끝마치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종료 신청서에도 서비스 종료일을 11월 30일로 신청해둔 상태다.

KT는 올해 초부터 2G 서비스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주며 3G 서비스로 변경하도록 유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사용자를 줄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천만 명 가까운 인원을 수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고작 15만 명을 위해 유지하는 것은 전파자원의 낭비라는 의견도 있다.

KT는 원래 4G 통신방식으로 4G 와이브로를 쓸 계획이었다. 이미 대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전국망이 깔려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G LTE를 동시에 서비스 하려는 것은 스마트폰, 휴대폰 단말기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용자는 왜 남아 있는가

그렇다면 2G 서비스 사용자는 왜 3G 서비스나 4G 서비스로 옮기려 하지 않는가.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번호’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자나 타인과 연락이 잦은 사용자의 경우 번호는 매우 큰 가치를 갖는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강제로 번호를 바꾸라는 것은 번호의 가치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처사다.

2G 서비스 사용자가 3G나 4G 서비스로 변경하게 되면 016, 018과 같은 통신사 식별번호가 강제로 010으로 변경된다. 현재 통신사에서는 번호를 변경해도 기존번호로 들어온 연락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2년 동안 지속되는 서비스지만 사용자가 원한다면 1년단위로 계속 연장 가능하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2G서비스 및 기존 번호를 고집한다면,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타 통신사의 2G 서비스로 옮겨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편법일 뿐이다. 앞으로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 종료 또한 피할 수가 없다. 보상을 노리며 소위 ‘알박기’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결국 사용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승인, 조건부 승인, 보류 세 가지 결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아마도 남아있는 2G 서비스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조건부로 종료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2G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선례를 남기기 위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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