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 “우유부단 캐릭터? 김수현 선생님은 나에게…”

입력 2011-11-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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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의 순애보 사랑, 이제 시작합니다”

SBS 월화드마라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서 우유부단 캐릭터라고 평을 받았던 지형(김래원 분)이가 이젠 좀 달라져 보일 것 같다.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난 김래원은 “아침에도 촬영이 있었고 인터뷰 마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간다”고 하며 열심히 찍고 있다고 했다.

한참 촬영을 하고 있어서인지 김래원의 모습은 '지형'에게 많이 젖어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차분했고 진지했다. 김래원은 “제가 원래 몰입을 심하게 하는 편이예요. 영화 ‘해바라기’ 찍고 나서 한 반년동안 우울했어요. 낚시, 수영 등 헤어나오려 해봤지만 잘 안되더라고요”라고 했다.

‘천일의 약속’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상실해가는 여성을 사랑하는 한 남성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김래원은 초반에 캐릭터 성격이 너무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것에 대해 그는 “저도 처음에 그 반응을 보곤 ‘어, 내가 연기를 못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저도 드라마를 모니터를 해봤는데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더라고요. 아마 1회부터 촬영을 다시 해도 전 똑같이 할 것이다’고 했다.

김래원은 시청자들이 지형을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극의 흐름때문일거라 했다. 그는 “아무래도 극 초반에는 서연(수애 분)의 관점으로 가야했어요. 서연이 아픈 여자가 되야지만 후에 지켜주는 남자가 돋보일 수 있었을 테니까요. 용서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적었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지형이가 지금보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용납받을 수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론 지형이의 관점으로 극이 전개될 것 같아요. 서연이가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여자를 위해 살아갈 것 같아요. 지독하게 사랑할거고 뒤돌아선 쓸쓸하고 아파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래원의 연기에 대해 작가 김수현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수현 작가님께서도 트위터에 ‘우유부단이라는 단어는 지형이 안에 없다’라고 쓰셨어요. 선생님께서 예전 별명이 ‘단칼’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천일의 약속’ 쓰실 때 선생님께서 ‘내가 지형이라고 생각하고 썼다고’하셨어요. 아무리 단칼인 사람도 그 상황이 되면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김수현 작가는 김래원에게 “너 여우같다”고 했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께서 ‘너 잘한다’, ‘너가 그렇게 섬세한 아이인 줄 몰랐다’고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제가 생각보다 대본에 감정들을 자세하게 표현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라고 했다.

“김수현 작가에게 칭찬을 받다니, 진짜 잘하고 있나보다”라고 하자 김래원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부끄러워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래원은 “이젠 내 에너지를 폭발할 때가 왔다”고 하며 “지금까지 지형의 감정을 억누르며 연기를 해왔다면 그 동안 숨겨둔 에너지를 분출할거다. 촬영을 하다 기절을 하더라도 그렇게 할 거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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