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응사’ ‘막장’ ‘먹방’… 2013년 방송가 10대 뉴스

입력 2013-12-28 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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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 포스터. 사진 제공ㅣtvN 


2013년도 연예계는 시끌벅적한 한 해였다. 특히 방송가에는 좋은 일도, 슬픈 일도, 괄목 할 만한 일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도 많았다. 2013년 방송가를 돌아봤다.


●‘지상파 잡아라!’ 케이블 채널의 성장


‘전국 시청률 8.031%, 9.758%’

8%대를 넘는 이 시청률은 더 이상 지상파 채널만의 시청률이 아니다. 바로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1994’ 19회와 ‘꽃보다 누나’ 1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케이블 채널이 시청률 면에서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 아니다. 막장 프로그램을 공공재 전파로 마구잡이로 쏘는 지상파 채널에서 반성을 해야할 정도로 케이블 채널은 질적인 성장까지 거뒀다.

매회 화제를 모으며 전국에 ‘응사앓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1994년 서울을 배경으로 7인의 청춘남녀 성장담이다.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는 막장과 악인이라는 소재 없이도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예능에서도 기존의 ‘핫’하고 젊은 스타들이 아닌 출연진들로도 얼마나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노년의 연기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꽃보다 할배’,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등 여배우들이 출연한 ‘꽃보다 누나’는 참신한 출연진들과 설정으로 색다른 예능의 포문을 열었다.


●‘나 빼고 다 연애하니’ 스타들의 연애-결혼

배우 이민정-이병헌. 동아닷컴DB


2013년 한 해 연예계의 색을 고르라면 핑크빛이 아닐까.

유난히 열애와 결혼 소식이 많았던 2013년. 배우 김태희와 가수 비의 열애 소식을 시작으로 조인성과 김민희, 원빈과 이나영, 오종혁과 티아라 소연, 문근영과 김범, 김우빈과 모델 유지안 등 인기 스타들의 끊임없는 열애 소식은 팬들의 축하와 함께 부러운 마음을 샀다.

열애 뿐만이 아니다. 2013년에는 일생의 동반자를 찾은 연예인들도 많았다. 1월에는 걸그룹 최초 원더걸스 선예가 일반인 선교사와 결혼해 화제가 됐고, 이어 오랜 연애 끝에 ‘개콘’ 커플 윤형빈과 정경미가 결혼에 골인, 이어 톱스타 이병헌-이민정, 지성-이보영, 정석원-백지영, 한혜진-기성용, 이효리-이상순 등이 대거 백년가약을 맺었다.


●‘우유주사가 뭐길래’ 여배우들 프로포폴 파문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프로포폴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가 포털사이트에 오르내렸다.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향정신성 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여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등이 장장 9개월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첫 공판부터 이들은 프로포폴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 투약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약 9개월을 끌어온 재판에서 박시연과 이승연, 장미인애는 각각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박시연과 이승연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고 1심의 선고를 받아들였고, 장미인애 측은 “중독성이 없었기 때문에 무죄라는 취지”라며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또한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인정된 이들은 MBC, KBS 등 지상파 방송으로부터 출연 제한 처분을 받아 사실상 출연이 정지되는 사회적 처벌을 받게 됐다.


●‘끊이지 않는 파문’ 연예계 불법 도박

김용만에 이어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양세형, 붐까지 줄줄이 불법 도박 혐의로 수사망에 올랐다.

도박 혐의 연예인들의 대거 수사에 방송계는 온통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이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한 것은 물론, 일부는 출연 정지를 당한 것.

이들은 축구 동호회 등 친목모임을 중심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불법 도박에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을 배팅금으로 사용했다. 그 결과, 이수근과 토니안, 탁재훈은 검찰에 불구속됐고, 붐, 양세형, 앤디는 배팅금액이 다소 적다는 이유로 약식기소됐다.

선고 공판에서 토니안, 이수근, 탁재훈은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항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예계 어두운 그림자’ 죽음과 자살

2013년 연예계도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갈 수 없었다.

가장 최근인 12월 초 그룹 투투 출신 가수 김지훈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9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김지훈은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특히 고인은 사망 후 전 부인의 신내림과 이혼, 여러 차례의 마약 투약 등 굴곡진 삶이 다시 한 번 회자되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한, 손호영 여자친구의 자살과 이어진 손호영의 자살 시도도 크게 화제가 됐다. 손호영의 여자친구 A씨는 지난 5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인근에 주차돼 있던 손호영의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 손호영은 여자친구의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친 후 여자친구와 동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해 충격을 안겼다.

고 최진실 주변인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이어졌다. 최진실의 전 남편이자 야구 코치였던 조성민이 연초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최진실의 마지막 매니저 박아무개씨도 11월에 자살했다.

이밖에도 ‘슈퍼스K’ 출신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도 2월에 위암이 악화돼 팬들과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했다.


●‘안마시술소라니…’ 16년 만에 연예병사 폐지

16년 만에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됐다.

연예병사로 복무 중이었던 가수 세븐과 상추가 SBS ‘현장 21’의 취재를 통해 위문공연 후 다음 날 새벽까지 숙소에 복귀하지 않고, 두 군데의 안마시술소를 출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파문을 일으킨 것.

이들을 관리하는 국방홍보원은 “치료 목적이었다”고 해명, 허술한 연예병사 관리로 더욱 논란이 가중됐다.

결국 국방부는 “연이어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군 이미지가 오히려 실추됐고, 성실하게 군 복무 중인 다른 병사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관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후속 조치로 연예병사 제도의 폐지를 결정했다.


●‘연예계 첫 전자발찌?’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

방송인 고영욱. 동아닷컴DB


방송인 고영욱은 지난 26일 미성년자 성추행 및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또 신상정보 5년 공개와 3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려졌다.

앞서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미성년자 추행에 ‘전자발찌 연예인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고영욱의 사건은 대중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지난 3월에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로 인기를 얻은 박시후가 난데없는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한 달이 넘는 조사 끝에 박시후에 대해 강간, 준강간,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후배 K씨 역시 강제추행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피해자 A양이 갑작스럽게 고소를 취하하면서 박시후의 성폭행 사건은 끝이 났다.


●‘스타 2세가 떴다’ 스타자녀 예능 열풍

윤후에 이어 추사랑까지, 2013년 한 해 스타들의 귀여운 자녀들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MBC ‘일밤’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아빠! 어디가?’의 혁혁한 공은 바로 스타 2세들.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와 김성주의 아들 김민국, 이종혁 아들 이준수, 성동일 아들 성준, 축구선수 송종국 딸 송지아 등은 브라운관에서 사랑스런 동심의 세계를 펼쳤다.

이에 ‘아빠! 어디가?’는 매회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 출연진들은 예능과 CF를 오가는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BS도 스타들의 자녀를 내세운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편성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현성, 이휘재, 추성훈, 타블로와 그 자녀들이 출연해 아내 없는 48시간 고군분투 육아를 그린다. 특히 추성훈의 딸 추사랑, 타블로의 딸 이하루 등은 ‘아빠! 어디가?’ 출연 자녀들에 못지 않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가 박대표야~’ 막장드라마는 계속된다

드라마 ‘오로라 공주’ 포스터. 사진 제공ㅣMBC


2013년은 막장 드라마들의 힘을 과시한(?) 한 해이기도 했다.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드라마는 바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 이 작품은 애초 임성한 작가의 브라운관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수많은 출연 배우의 하차와 말도 안되는 극 전개, 등장인물의 선정적인 대사까지 선보이며 막장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비난과 비판에도 시청률은 상승세를 보여 의아함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시청률 20.2%(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150회 만에 막장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오로라 공주’뿐만이 아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왕가네 식구들’은 이혼에 불륜, 염치없는 시월드, 속도위반, 며느리 오디션까지 선보이며 막장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방영된 MBC ‘백년의 유산’, SBS ‘야왕’도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썼지만,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해 막장의 힘을 과시했다.


●‘누가누가 맛있게 먹나’ 먹방 전성시대

2013년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모습은 바로 ‘먹방(먹는 방송)’.

지난해 영화에서 활약한 하정우에 이어 올해는 브라운관에서 스타들의 자녀인 윤후, 추사랑 등의 먹방이 돋보였다. 특히 윤후는 2월 방송에서 김성주가 만들어준 일명 ‘짜파구리’를 폭풍 흡입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윤후는 관련 CF를 찍기도 하는 등 그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MBC ‘진짜 사나이’에서는 다양한 군대 음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샘 해밍턴, 류수영, 박형식 등의 출연진들은 군대 음식 먹방을 선보였다. 이에 ‘군대리아’를 비롯해 바나나라떼, 뽀글이, 건플레이크, 멜론라떼 등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회자가 되는 인기 식품이 됐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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