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KBO리그 3000안타는 탄생할 수 있을까?

입력 2016-08-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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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2004년 개봉한 ‘미스터 3000’의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스타로, 정확히 3000안타를 친 후 미련 없이 은퇴한다. 3000안타라는 위대한 업적은 큰 명예와 부를 동시에 보장한다. 그러나 아뿔싸,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앞두고 기록이 2997안타로 정정된다. 주인공은 47세 나이에 안타 3개를 더 치기 위해 현역에 복귀하지만 진정한 팀의 의미를 다시 깨닫고 2999안타에서 마주한 마지막 타석에서 희생 번트를 선택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역대 30번째로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이치로 스즈키(43)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3000안타는 500홈런과 함께 명예의 전당 입성의 보증수표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140년 역사상 30번째 3000안타 주인공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재일동포 장훈이 유일한 3000안타 기록 보유자다.

LG 박용택은 11일 역대 6번째 20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더 위대한 도전을 선언했다. KBO리그 역사상 첫 번째 3000안타다. 박용택은 “3000안타가 목표다”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마지막까지 계속 야구를 하겠다는 다짐이다”고 말했다.


● KBO리그에서 3000안타는 가능할까?

과거 KBO리그에서 3000안타는 불가능의 영역으로 꼽혔다. 메이저리그(162경기), 일본프로야구(144경기)보다 경기수가 적었던 영향이 컸다. 그러나 KBO리그도 지난해부터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시즌 안타수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시즌 180안타 이상이 4명이었다. 144경기 체제로 바뀌면서 정상급 타자라면 150개 이상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18~20시즌, 또는 특A급 선수라면 17시즌 안팎에 3000안타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다. 관건은 데뷔 초 1군에 안착해야하고, 부상 없이 꾸준히 정상을 지켜야한다는 점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 없이 KBO리그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 관건은 해외진출과 세대교체를 이길 수 있는 능력

양준혁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통산 최다안타(2318개) 기록을 갖고 있다. 18시즌만의 기록이다. 만약 대학 4년과 군복무 1년까지 총 5시즌을 더 뛸 수 있었다면 3000안타 도전이 가능한 페이스였다. 단 양준혁도 현역시절 마지막 해인 2010년 세대교체 흐름을 버티지 못했다. 양 위원은 국내 타자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지 않을 때 “김현수라면 충분히 3000안타를 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김현수는 지난해까지 10시즌 동안 1294개의 안타를 쳤고, 144경기 시즌에는 167개를 기록했다. 아직 나이는 만27세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 입단하며 KBO리그 안타기록 도전은 중단됐다. 현장에서는 최정(SK)을 가능한 후보로 보고 있다. 만29세에 1216개의 안타를 치고 있고 2014시즌 종료 후 FA를 취득했지만 국내에 남았다.

다시 박용택으로 돌아가면 과연 3000안타에 도전할 수 있을까. 1979년생으로 만 37세, 올해 최종 성적에 따라 150개 이상씩 6~7시즌을 뛰면 3000안타에 도달한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불가능은 아니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기술적으로 완성된 상태다. 체력관리가 잘 된다면 최다안타 기록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3000안타는 그 다음의 영역이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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