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왼쪽)-오지환. 스포츠동아DB
차우찬과 오지환, 임찬규, 심수창 등 4명 선수들이 호주 시드니의 한 카지노에 출입했고,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이 1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이 거액의 돈을 베팅했다는 추측성 소문까지 더해져 파문은 더 커졌다.
한국 야구는 2015년 리그 정상급 선수들의 부주의한 해외원정도박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 임창용과 오승환이 출장 정지 제재를 받았고, 안지만은 도박과 관련된 다른 법적처벌까지 더해져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만큼 프로야구선수들의 도박은 민감한 문제다.
LG 구단은 12일 선수들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입장을 밝혔다. 거액 배팅에 관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휴식일에 저녁 식사를 하러나갔다가 쇼핑몰에 있는 카지노에 들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네 명 중 세 명이 게임을 했고, 개인별 최대 호주 500 달러(약 40만 원)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난의 목소리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KBO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총재는 실격처분, 직무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등의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품위손상행위에는 도박, 폭력, 음주운전 등이 포함된다. 게다가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에 의하면 한국인은 해외 카지노 출입 자체가 불법이다. 다만 일시 오락 수준의 경우엔 예외로 둔다.
선수단 관리에 있어 허점을 드러낸 LG 구단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대표팀이 소집되거나 해외로 스프링캠프를 나설 때 구단 차원에서 ‘카지노 방문은 피하라’는 주의를 전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더욱이 스프링캠프는 새 시즌을 앞두고 한 해 농사의 성패가 달린 ‘준비 기간’이다.
일단 LG가 구단 자체적으로 선수단에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한 가운데, KBO 차원에서는 무거운 징계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 센터장은 “관련사실을 확인했다. 법률 및 규약에 따르면 위법, 위반 행위가 맞다”며 “상습적인 고액 도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엄중 경고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