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 두산 프록터 “한국선수 중 최고는 바로…”

입력 2013-03-20 08: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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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동아닷컴]

올 시즌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스캇 프록터(36)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지난해 두산 마운드의 뒷문을 담당했던 프록터는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의 성적을 올렸지만 블론세이브를 7차례나 기록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록터는 결국 올 시즌 선발 보강을 선택한 두산의 팀 사정상 재계약에 실패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프록터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으로 빅리그 진입을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04년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프록터는 그 후 LA 다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거쳐 2011년 다시 양키스 유니폼을 입으며 빅리그 통산 18승 13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 중이다.

특히 자신의 전성기였던 2006년,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중간계투로 총 83경기에 등판해 선발과 마무리를 연결해주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조 토리 전 양키스 감독이 프록터를 너무 무리하게 기용해 젊은 선수의 생명을 단축시켰다는 비난도 있었다.

실제로 2007년 7월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프록터는 그 해 중간 계투로 총 31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3.38의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프록터는 2008년부터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9년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아 시즌 전체
를 쉬어야만 했다.

동아닷컴은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빅리그 도전에 나선 프록터를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만났다. 눈가의 주름은 작년보다 더 짙어졌으나 야구를 향한 그의 열정은 그대로였다.
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다음은 프록터와의 일문일답.

-작년 두산의 미국 스프링캠프 때 보고 처음이다. 그 동안 잘 지냈나?

“(웃으며) 잘 지냈다. 다시 만나 반갑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아픈 곳도 없고 매우 좋은 편이다.”

-스프링캠프가 종반을 향해가고 있다. 잘하고 있나?

“잘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주 전쯤에 등판해서 뭇매를 맞은 안 좋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 후로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싱커나 스플리터 같은 변화구를 좀 더 완벽하게 구사하려고 노력 중이다. 알다시피 스프링캠프는 정규시즌과 달리 승리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몸을 만들고 투구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함께 운동하는데 있어 매우 즐겁고 유쾌한 팀이라 잘 지내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지금까지 총 몇 경기나 등판했나?

“(손가락으로 세더니) 지금까지 총 7경기에 등판했다. 모두 중간 계투였고 매 경기마다 1이닝씩 던졌다. 예전에는 스프링캠프 평균자책점이 정규시즌 때 보다 좋았는데 올해는 유독 높은 편이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우선은 올 시즌 동안 꾸준히 뛸 수 있는 소속팀을 찾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아직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 쪽도 생각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즌을 맞는다면 마이너리그와 빅리그 중 어디에서 시작할 것 같은가?

“그건 내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웃으며) 그건 코치들이 판단할 일이고 그래서 코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스프링캠프가 끝날 때 쯤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 나는 내 맡은바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뛸 때 당신 가족들도 인기가 많았다. 모두 잘 지내고 있나?

“부인과 아이들은 현재 고향인 플로리다에 있는데 모두 잘 지내고 있다. 아이들 학교 때문에 이 곳 스프링캠프에는 오지 못했지만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한국을 정말 그리워한다. 한국에 있었을 때 사람들이 나와 내 아내에게도 잘해줬지만 특히 우리 아이들을 사랑해줘서 그런지 아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이 너무 많고 그래서 다시 한국에 가고 싶어한다.”
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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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혹, 한국 내 다른 팀에서 영입제의가 온다면?

“한국에서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당연히 갈 것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계약하지 못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것은 내가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두산은 좋은 팀이고 내가 두산에서 뛰는 동안 직원들과 팀 동료 등 모두들 나에게 잘해줘 늘 고맙게 생각한다. 팬들의 성원도 잊지 못할 것 같다.”

-한국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딱 한 가지만 꼽는 것은 힘들 정도로 정말이지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지고 왔다. 친절하고 다정한 한국사람들도 좋았고, 맛있는 한국음식을 비롯해 한국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다.”

-가장 좋아했던 한국음식은?

“(주저 없이) 김치다. 김치를 정말 좋아한다. 그 외에 불고기나 갈비처럼 구이음식도 좋아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빅리그 선배로 그에게 조언을 하자면?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한 것을 잘 알고 있다. TV를 통해 그의 경기장면도 봤다. 잘하는 선수들과 성공한 사람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얼마만큼 빨리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문화 등에 적응할 수 있느냐라는 변수가 있겠지만 한국에서처럼 자신감을 갖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이곳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만약 당신이 스카우트가 되어 한국선수 중 한 명을 영입한다면?

“(주저없이) 삼성의 마무리 투수(오승환)를 데려올 것이다. 내가 사람 이름을 잘 못 외우는 편이라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는 분명 미국에서도 잘 던질 것이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지내나?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 외에는 좋아하는 사냥이나 낚시 등을 하고 (이때 한 동료가 옆으로 지나가자 그의 엉덩이를 툭 치더니) 다른 선수들 골탕 먹이는 데도 시간을 보낸다. 하하. 이건 농담이다.”
스캇 프록터(36).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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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군인이 되었을 것이다. 일반 군인 말고 특수부대 군인. 물론 내가 특수부대 군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정신력과 체력이 뒷받침해 줬을지는 모르겠지만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분명 특수부대 군인이 되려고 했을 것이다.”

-당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3가지만 꼽자면?

“종교(기독교)와 내 가족 그리고 부모님이다.”

-프록터 당신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어렸을 때 야구는 내 삶의 모든 것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또한 변하더라. 지금은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야구선수로서의 책임감은 항상 느끼고 있다. 특히 돈을 받는 프로선수라면 우리의 행동이 어린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늘 신중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 끼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처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야구는 나에게 항상 큰 기쁨이었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올 해 한국에서 뛸 수 없어 너무 아쉽지만 지난해 한국 야구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성원을 비롯해 나와 내 가족에게 잘 해줘 감사하다. 올 시즌 두산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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