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전북 대신 수원FC 택한 손준호, K리그 복귀 예고했는데…정말 다 괜찮은 걸까?

입력 2024-06-16 12: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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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입단한 손준호. 사진제공 | 수원FC


중국에 구금됐다가 10개월 만에 풀려난 전 축구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32)의 K리그 복귀가 임박했다. 행선지는 수원FC로 결정됐다. 14일 오전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오후 입단이 발표됐다.

깜짝 소식이다. 손준호가 산둥 타이샨(중국)으로 이적하기 전 몸담았던 전북 현대행이 유력했다. 중국에서 풀려난 뒤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꾸준히 개인훈련을 진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려왔고, 동시에 협상 테이블도 차렸다. 그러나 전북과 협상은 13일 오전 결렬됐고, 이날 오후 상황을 파악한 수원FC가 뛰어들어 일사천리로 영입을 결정했다. 전북과 협상은 2개월 넘게 이어진 반면 수원FC와 합의까지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건은 문제가 아니었다. 전북의 제안이 훨씬 좋았다. K리그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 근접한 금액이 오갔고, 계약기간에도 이견이 없었다. 사실상 사인만 남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틀어졌다.

전북은 함구하고 있으나, 축구계에 따르면 산둥과 금전적 이슈 등 중국 내 사건 관련 문제 때문으로 파악된다. 전북은 계약상 안전장치를 통해 우려를 해소하길 바란 반면 선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 결렬이 불가피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에서 공안에 연행된 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정부기관이 아닌 기업 등 조직에 속한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주고받은 것)’ 혐의로 형사구류됐고, 기한이 만료되자 구속 수사로 전환돼 한참 구금됐다가 3월말 귀국했다.

그런데 중국 사법당국이 내린 구체적 혐의와 구속 사유, 유·무죄에 따른 실형 여부, 석방 배경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선수측은 “다 해결됐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중국 언론이 제기한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서만 “아니다”고 일축했을 뿐, 그 외 사안에 대해선 속시원히 밝히지 않고 있다.

수원FC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바랐다. 반면 다른 팀들은 그렇지 않았다. 전북과 마찬가지로 영입을 제안한 복수의 다른 구단들도 같은 입장이었다. 많은 K리그 관계자들은 “다른 건 몰라도 산둥과 문제는 아직 남은 것으로 안다”며 우려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손준호가 4월 K5리그 건융FC에 입단할 당시 선수 등록을 허용했다. 중국축구협회도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 복귀 기회를 차단하진 않았다. 또 이번 이적합의는 건융FC과 수원FC가 주고받았다. 아마추어팀이 복잡한 국제이적을 간소화시키는 일종의 가교가 됐다.

다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무적 신분의 선수가 아마가 아닌 프로에 입성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향후 산둥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불필요한 국제분쟁을 피하기 위해 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세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수측에 산둥과 계약해지서 등 관련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선수추가등록기간(여름이적시장)은 20일 시작되고, 손준호의 정식 등록도 그 후에 이뤄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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