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보이를사랑한발레리나’…비주류B-보이?비상하는飛보이!

입력 2008-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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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비보이의 세계를 동경한 발레리나가 자신의 춤을 접고 비보이의 세계로 진입하는 내용이다. 2005년 12월 초연 이래 꾸준히 인기를 얻은 이 공연은 발랄함과 엄숙함이 교차된다. 일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발레와 현란한 비보이 춤을 한데 보여주면서 꾸준히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무대의 막이 오르면 긴 다리로 성큼 성큼 걷는 발레리나들이 등장한다. 한참 연습에 열중하던 이들은 연습장 밖 시끄러운 음악에 방해받고, 밖으로 나간다. 그 곳에서 만난 비보이 무리와 발레리나는 서로 마찰을 빚게 된다. 이 때 비보이 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 발레리나 ‘소연’은 비보이 ‘석윤’의 춤에 매료된 뒤 정체성 혼란에 시달린다. 꿈속에서 길을 헤매던 소연을 석윤이 특유의 절도 있는 동작으로 구해주고, 소연은 현실에서도 그에게 매혹 당한다. 결국 발레리나는 운동화 끈을 질끈 묶은 모습으로, 박자에 따라 발을 번갈아 움직이는 ‘스타일 무브’에 도전한다. 발레리나가 걸친 샛노란 힙합 티셔츠와 군복 바지, 흰 운동화는 남의 옷인 양 어색하다. 고고한 새처럼 무대 위를 날던 발레리나가 강한 비트에 맞춰 움직일 땐 안쓰럽기까지 하다.그러나 이 때 환호와 박수가 연이어 터진다. 왠지 제 몸에 맞지 않을 것 같지만 또 다른 공간에 도전하고 그 세계를 사랑하는 것. 발레리나 주인공이 던지는 메시지다. 남녀노소 쉽게 공감하고 즐길 만하다. 비보잉이 거리의 춤이란 점을 살려, 특이한 배려를 했다. 공연 도중 계속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이 직접 배우와 사진을 찍는다. 배우들은 무대 위를 떠나지 않고 관객을 기다린다. 팬이 몰리는 주인공은 계속 카메라 앞에 V자를 그려준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발레와 비보이 춤을 함께 보여주는 창의적 발상 못지않게 관객 중심의 이벤트로 서울, 지방 공연 등 쉬지 않고 진행된다. 변인숙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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