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드라마“돈줄어디없나?“…대작드라마방영에비상

입력 2008-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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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주연‘에덴의동쪽’투자부진으로제작지연…‘카인과아벨’도같은처지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 제작비가 1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대작 드라마 방영에 비상이 걸렸다. 방송 편성이 예정보다 늦춰지고 있는 것은 물론, 기획 자체를 아예 원점으로 돌려 드라마의 제목부터 다시 고쳐 쓰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연예계의 많은 관심을 모으는 송승헌과 소지섭, 두 톱스타의 안방극장 복귀작이 모두 이런 진통을 겪고 있다. 바로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과 ‘카인과 아벨’(극본 김영찬 원태연·연출 최호성)이다. 송승헌이 주연으로 내정된 ‘에덴의 동쪽’은 6월, 소지섭의 ‘카인과 아벨’은 올 해 초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8월과 9월로 편성이 잠정 연기된 상태다. ‘카인과 아벨’의 경우는 아예 제목이 ‘아벨과 카인’으로 바뀌었다. 앞뒤가 바뀐 속사정에 대해 이 드라마의 관계자는 “처음부터 새롭게 쓰여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한류 팬들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두 드라마가 나란히 고비를 겪고 있는 이유는 바로 투자 부진 때문이다. ‘에덴의 동쪽’에는 총제작비 250억원이 들어간다. ‘아벨과 카인’의 경우 기획 초반 50억원이었다가 얼마 전 80억 원 대로 규모가 늘었다. 그런데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의 판권 판매에 영향력이 큰 송승헌과 소지섭, 두 대표 한류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섰는데도 드라마에 대한 투자가 ‘미결 상태’로 남아 있다. ‘에덴의 동쪽’과 ‘아벨과 카인’이 이처럼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데는 먼저 방영됐던 대작 드라마들의 잇단 고전에 기인한다. ‘에덴의 동쪽’ 관계자는 “제작비 80억원이 들어간 MBC ‘에어시티’, 120억원이 들어간 SBS ‘로비스트’ 등이 시청률 면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런 모습을 보고 투자사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펀드들이 금전적 손실을 우려해 선뜻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투자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에덴의 동쪽’과 ‘아벨과 카인’은 일단 “찍으면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 하겠다”며 제작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에덴의 동쪽’은 현재 드라마 초반에 등장할 아역 분량을 찍고 있고, ‘아벨과 카인’의 경우 드라마 시놉시스를 완성하고 본격적인 극본 작업에 들어갔다. 대작 드라마의 투자 문제로 빚어진 잡음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용준 주연의 MBC ‘태왕사신기’는 2007년 3월께 선보일 예정이었다가 4차례나 방영을 연기한 끝에 12월에 방영됐다. 하지만 ‘태왕사신기’는 43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부담을 이겨내고 29.4%라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과연 ‘에덴의 동쪽’과 ‘아벨과 카인’도 투자의 압박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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