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베르베르“세상이던진불안푸하하!난,유머로풀지”

입력 2008-05-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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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47)는 현실의 처방전과 알약을 동시에 삼키는 남자다. 처방전은 ‘불안’이며 알약은 ‘행복’이다. ‘개미’와 ‘뇌’, ‘파피용’ 등 다양한 과학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베르베르는 개인적인 불안증 탓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거대 조직이 개인을 짓누르고 있고, 매일 매일 공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베르베르에게 당위명제다. “앞으로 세상을 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여자일까? 한국인이 될 수도 있다.” 베르베르는 책을 써갈수록 철학적인 문제들에 빠져든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신성’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꾸준히 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옛날에는 종교라는 게 필요했다면, 지금은 ‘정신성’의 시대다. 베르베르는 ‘현대의 정신성’에 대해 고민 중이다. 한국 영화 ‘올드보이’와 ‘원더풀데이즈’를 좋아하는 베르베르, ‘세계를 구원하고 사랑을 찾고자’ 하는 주제는 모두 그의 화두다.베르베르가 스포츠 동아 독자들에게 최근 그만이 찾아가고 있는 독특한 행복의 방법을 들려주었다.》 베르베르는 유쾌한 남자다. 우리나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베르베르에게 한국 이름을 선사한다면 성은 유요, 이름은 쾌한으로 하는 게 어떨까? ‘유쾌한 씨는 유쾌하기도 하지’ 우리나라 ‘삐삐밴드’의 노래(유쾌한 씨의 껌 씹는 방법)가 베르베르를 보는 내내 입가에 맴돌았다. 어떤 질문이든 ‘유머’를 섞어서 답하려고 노력했고, 강연회가 끝난 직후라 부담감이 사라졌다며 즐거워했다. - 기자에서 소설가로 전업했다. 베르베르의 기자 생활은? “내가 직업을 바꾼 건 직장생활을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20명 정도의 기자가 일했는데, 거기서 치프(chief)만 100명이었다. 우리는 멕시코 군대라고 불렀는데, 모두가 상사인 셈이었다. 나는 단순히 기자로서 기사만 쓰고 싶었고 상사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동료들이 여러 사건들, 음모를 꾸미는 걸 보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떠났다. 스물다섯에서 서른까지 기자의 기억은 나쁜 것밖에 없다. 위계질서 속에서 생활하는 게 참 끔찍했다. 그래도 기사를 썼다는 건 좋았다.” - 작가로서의 만족은? “작가는 한 가지 꼭 치루는 대가가 있다. 외로워야 한다. 방안에 갇혀서 10년 동안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도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쓰면 쉬운 직업이다. 자기 자신이 상사가 되는 것이다. 정시에 와서 자기가 시간을 주고 쓰면 된다. 독립성이 강하고 자립성이 강해야 한다. 나는 내 기사를 보고 검열을 하고 끊는 상사가 없어서 정말 좋다.(웃음) 내 목적은 대중들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쓰는 것이다. 어떤 상사에게 종속된 게 아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내 능력에만 달려 있다.” - 소설가 베르베르에게 책이란… “좋은 책은 거울과 같다. 독자가 직접 자신을 찾는 것이다. 책은 독자가 직접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창작자가 되는 활동이다. 영화를 볼 때는 이미지를 구태여 만들어내지 않는다. 책은 다르다.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했을 때 그 모습을 그려내는 건 독자의 몫이다. 그게 문학의 힘이다.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면 10시간이나 12시간 분량이 될 것이다. 만약에 그렇게 만들면 보는 분들은 자기 나름대로 속도를 조절해서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면 된다. 내 다음 작품 ‘신’ 시리즈 중 마지막 ‘신들의 미스테리’는 독자들에게 헌정한다고 썼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가족 싸움, 비디오 게임, 스포츠, 나이트클럽, 잠’ 이러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같이 꿈꿔온 것을 위해서, 그리고 몇 시간을 위해서 이 책을 집은 모든 독자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건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나는 쓰고 있고, 내 책은 책대로 팔리겠지 하고 있을 거다.(웃음) 나는 내 작품을 아빠가 자기 자식을 키우듯이 끔찍이 돌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 - 베르베르는 글을 쓸 때 습관은… “나는 글을 쓸 때 항상 듣는 음악이 있다. 잠깐 들려드리면…(베르베르는 휴대폰에 저장된 곡을 들려줬다) 1분 정도밖에 안 된다. 이 음악을 들으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가사가 있는 음악은 가사를 귀 기울여 듣기 때문에 글을 쓸 때는 가사 없는 음악을 듣는다. 영화음악 같지 않나? 분위기 돋워주는 음악이다. 즐거운 에너지가 분출된다. 그리고 리듬에 맞춰 타이핑을 치게 된다.(베르베르는 피아노 건반을 누르듯이 타이핑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의 테마가 발전하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게 글 쓸 때 도움이 된다. Mike Oldfield의 ‘Harbinger’라는 곡이다. (독자들도 이 음악 리듬에 맞춰 글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일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 베르베르가 행복했던 순간과 행복의 조건은… “내 아들이 태어난 것은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경험이었다. 이혼했을 때 자유를 되찾은 듯한 기분도 그랬다. 나를 위한 사람이 아니면 결혼은 다시 안 할 것 같다. 그리고 ‘내 친구 지구인’ 영화 상영도 행복했다. 한국 영화는 ‘올드보이’와 ‘원더풀데이즈’를 좋아한다. 내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 컨퍼런스가 끝나고 기뻤다 ! 제대로 못할까봐 너무너무 겁이 났다. 중요한 분들도 많고… 발표가 끝났을 때 굉장히 행복했다. 행복이라는 건 현재를 이해하고 완전히 의식하는 것이다. 항상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란다. 그래서 신경질적이 된다. 배우자가 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하고 계속 바란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잘하는 걸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마 여러분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이런 행동은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인간이 괴로운 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요구한다. 현실 세계에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몸을 꽉 조이고 있는 걸 푸는 것이다. 하루 종일 벨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게 된다. 주변에 동료랑 잘 싸우는 사람을 보면 아마 벨트로 꽉 조이고 있을 거다.(웃음) 사소한 것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합성섬유 말고 면으로 된 옷을 입어라. (이 말을 마친 뒤 인터뷰 사무실의 전등과 에어컨을 끄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간에게는 ‘유머, 사랑, 예술’이 있다. 인간의 뇌가 아니면 배우기 어려운 것이다. 로봇이 나무 붙잡고 상상할 수 없지 않나.”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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