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판우생순’베이징서재현한다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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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멀뚱거리고 서 있으면 어떡하냐.” 여자하키대표팀 유덕(52·아산시청) 감독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벌써 두 시간 째다. 한국체육대학과의 연습경기, 종료시간이 다가올수록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향했다. 잠시 뒤 종료 휘슬이 울렸다. 봄볕에 그을린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벤치로 들어왔다. 하지만 감독은 다시 한 번 다그쳤다. 선수들은 마지막 체력훈련까지 소화하고서야 오후훈련을 마쳤다. 지난달 17일.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기 하루 전날, 태릉하키장의 풍경이었다. 한국여자하키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는 7위에 머물렀다. 유 감독은 “이번에도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주장 이선옥(27·경주시청)은 “꼭 올림픽 티켓을 따오겠다”며 눈망울을 밝혔다. 골키퍼 문영희(25·KT)는 “왜 우리는 불쌍하게만 나오느냐”면서 “티켓을 따오면 꼭 예쁜 사진을 써서 (기사를) 내달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대표팀은 약속을 지켰다. 5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5-0으로 꺾은 것. 이선옥은 전반 10분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주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6전 전승으로 6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달 16일 태릉에서 만난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임주영(28·아산시청)은 필드연습이 없는 날인데도 골키퍼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임주영은 남자대표팀 골키퍼 고동식(25·김해시청)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리저리 몸을 내던졌다. 땀은 배신하는 법이 없다. 대표팀은 최종예선 6경기에서 34득점 하는 동안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베이징올림픽 여자하키에는 한국(세계랭킹 9위)과 네덜란드(1위), 아르헨티나(2위), 독일(3위), 호주(4위), 중국(5위), 일본(6위), 뉴질랜드(7위), 스페인(8위) 등 12개 나라가 출전한다. 유 감독은 “세계 8위 이내의 팀들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6일 금의환향하는 대표팀은 일단 소속팀으로 복귀, 경북 성주에서 열리는 협회장기전국남녀하키대회에 참가한다. 이후 재소집,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사냥에 나선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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