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신사무총장“인천AG,올림픽뛰어넘는축제될것”

입력 2008-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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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배종신(56)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먼저 직원들에게 그의 스타일을 물었다. 반응은 단순 명료했다. “다 좋은데, 너무 일찍 출근한다.” 소위 ‘아침형 인간’이다. 출근 시간이 아침 7시 30분이니, 직원들로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 총장은 문화부 재직 시절에도 일찍 출근하기로 유명했다. 당시 직원들은 “당분간만 이렇게(빨리 출근) 하자”는 배총장의 말을 믿었지만, 웬 걸. “두 달만 꾹 참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지만, 그게 2년이 가더라.” 그래서 출근이 유달리 빠른 이유부터 물었다. “아침에 일하는 것이 편하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기본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오전 9시에 지시를 내려 곧바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리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과 똑같이 출근하면 최소 3시간은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 -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가 궁금하다. 생활은 만족하나.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인천시와 정부의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국가가 일을 시켜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작은 능력이지만 최대한 발휘하겠다. 요즘은 옛날 인천과는 다른 것 같다. ‘인천 짠물’(그는 당구로 예를 들었다)이라고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인천 시민들은 순수하고 순박하다.” 그는 20여년간 체육관련 업무를 해왔다. 그래서 국내 몇 안되는 체육 정책통이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그에게 현 정부의 체육 정책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80년대 초반의 체육정책은 엘리트 위주로 짜여졌고, 80년대 말부터 생활체육 구도로 조금씩 바뀌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이다. 80∼90년대 체육정책의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프로단체가 엄청나게 커졌고, 환경이나 고객의 성향, 국제 시장 등이 모두 변했다. 틀을 고객(국민) 중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즉, 국민과 선수, 지도자, 교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한다.” 잠깐 쉬면서 담배 한대를 피웠다. 그런데, 배 총장은 2대를 연거푸 피웠다. “유일한 낙이다.” 하루 1갑반 정도를 피우고, 폭탄주에는 쥐약이라고 한다. 한숨 돌린 후 다시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아시안게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개인적으로 인천 AG의 모토를 무엇으로 정했으면 좋겠나. “ ‘친구’이다. 인천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 - 조직위의 상황은 어떤가.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지난해 10월에 와서 12월 직원들을 충원했고, 올 2월부터 본격적인 체제가 가동됐다. 올해 말까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기본 마스터 플랜을 넘겨야 한다. 올해는 스케치 단계이고, 내년에는 설계 단계에 들어간다. 1∼2년 사이 기반구축을 하고, 2∼3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게 된다.” - 조직은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직원들이 기분좋게, 창의적으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조직위를 만들겠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즐거울 정도의 그런 분위기이면 자연스럽게 훌륭한 대회가 되지 않겠나.” - 대회의 성공개최 전략은 무엇인가. “올림픽을 뛰어넘는 수준의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싶다. 종합문화축제로 만들어 아시안들의 긍지를 높여줄 것이다. 그런 ‘명품’을 만들기 위해 기분좋게 일하는 ‘명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며, 다문화사회를 하나로 묶는 ‘관용’이라는 좋은 가치를 창출해내겠다. 이후에는 크든 작든 간에 선수들이나 국민들에게 모멘텀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하겠다.” - 주경기장 신설에 대한 논란이 많은 듯한데. “새롭게 주경기장을 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 도시규모에 비해 체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주경기장 신설의 당위성은 또 있다. 스포츠 이벤트의 꽃은 개폐회식인데, 이미 도하에서 개폐회식의 수준은 올림픽을 능가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광저우에서 2010년 대회를 개최하는데, 또 하나의 걸작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역대 최고의 걸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문학구장으로는 한계가 있다. 물론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문학구장의 수준이 맞는 지는 국가나 국민이 판단할 문제이다.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허술하게 준비한다면 광저우와 완벽하게 비교된다는 점이다.” - 사후활용방안이 문제가 되지 않나. “정답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있다. 당초 설계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완벽한 수익모델을 창출해 내면 된다. 신축되는 체육시설물들은 시민들이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복합문화레저시설로 건설되는데, 인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또 신설을 추진중인 종합경기장은 경기가 없어도 많은 시민들이 언제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체육공원개념이 될 것이다.” ● 배종신 사무총장? 1971 경기고 졸업 1975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1981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1988~1989 체육부 기획관리실 행정관리담당관 1989~1990 국제체육국 국제경기과장 1990~1993 체육진흥국 생활체육과장 1993~1994 체육정책국 체육기획과장 1994~1996 국제체육국 협력총괄과장 1996~1999 월드컵조직위 파견 1999~2001 문화관광부 체육국장 2002 월드컵조직위 파견 2003~2004 문화관광부 차관보 2004~2006 문화관광부 차관 2007~현재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사무총장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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