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실직영화인에따뜻한위로…“미안해·사랑해·고마워영화스태프”

입력 2008-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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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제일 먼저 부딪히고, 비가 내리면 가장 많이 맞는다. 누구보다 할 말이 많지만, 누구보다 말이 없다.” 배우 차인표가 한국 영화의 깊은 침체 속에서 일자리를 잃은 영화 스태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안타까운 심경이다. 차인표는 최근 자신이 주연한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제작 캠프B)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차인표의 사진일기’에 영화 스태프의 고통에 아픈 마음을 드러냈다. ‘차인표의 사진일기’는 2007년 7월 2일부터 9월 22일까지 중국, 몽골 등을 돌며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그가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한 여정을 현장 사진과 함께 담아놓은 글이다. 차인표는 이 코너에 4월 30일 열린 ‘크로싱’ 기술시사회에서 오랜만에 스태프들을 만났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반가운 마음에 안부 인사를 나누다 그들 대부분이 ‘실업’ 상태에 놓인 것에 충격을 받았다. 차인표는 “한국영화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실력이 훌륭한 사람들인데 촬영이 없어 6개월 동안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고 글에 적었다. 차인표는 스크린쿼터 축소와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물량 공세, 투자 분위기 위축 등 한국영화의 전반적인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제작 중인 영화편수가 급격히 줄어 상당수 스태프가 ‘실업’ 상태인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로 한 영화 제작 관계자는 “2008년 들어 현재 촬영 중인 영화가 모두 7편 밖에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많은 영화인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일부 제작사들이 문을 닫았다는 암울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영화의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차인표는 글에서 영화 스태프들에 대해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적게 받는다. 제일 먼저 일어나고 제일 늦게 잔다. 배고프지만 배고팠다는 말도 식사가 끝나야 한다. 누구보다 할 말이 많지만, 누구보다 말이 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계 불황의 고통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아프게 겪고 있는 그들의 현실에 괴로워 했다. 그러면서 차인표는 “묵직하게 침묵하나, 세밀하게 느낀다”는 말로 힘든 상황에서도 영화에 대해 변함없이 갖고 있는 애정을 고마워했다. 차인표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 (스태프들의) 모든 이름이 사라질 때까지 객석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 순간이 그들에게는 오랜 침묵 속의 느낌을 공유하고 칭찬하며 서로 위로해주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면서 마음 속 박수를 보냈다. ‘크로싱’ 제작 관계자는 “차인표가 올린 글을 읽은 많은 스태프들이 그의 애정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인표가 주연한 영화 ‘크로싱’은 실화를 바탕으로 탈북자 아버지가 겪는 참혹한 아픔을 그린 이야기로 6월 5일 개봉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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