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관심을”…차인표의눈물이값진이유

입력 2008-03-18 15: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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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성품으로 주위의 귀감을 사는 차인표는 연예계 대표적인 선행 배우로 손꼽힌다. 그가 18일 열린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B)의 제작보고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차인표가 4년 여간 극비리에 준비한 ‘크로싱’은 2002년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한 북한 탈북자 사건을 모티브 한 작품이다. 차인표는 그동안 스크린에서 지독하게 불운했다. ‘목포는 항구다’나 ‘한반도’에서 체면치례를 했지만 ‘짱’ ‘닥터K’ ‘아이언 팜’ ‘보리울의 여름’ 등의 영화들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차인표는 14년간 알고 지낸 김태균 감독이 탈북자라는 비상업적인 내용의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화산고’나 ‘늑대의 유혹’ 같은 영화 대신 이렇게 앞이 안 보이는 영화를 왜 나한테 같이 하자고 할까”라며 서운해 했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듯 이 영화가 실제로 만들어졌을 때 관객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이 많이 있어 처음엔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출연을 고사하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지던 차인표는 우연히 청진역 근처에서 굶어죽은 북한 소년의 사진을 접했다. 그리고 “팔목이 제 3분의 일도 안 되게 말라서 자기 가방을 꼭 끌어안고 죽어있는 소년의 사진을 보는데 천만의 동포들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나는 대체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날 참 많이 울었다”라고 고백했다. 제작보고회에서 그동안의 심경을 밝히며 그의 눈가에는 다시 한번 물기가 촉촉히 맺혔다. 차인표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탈북자뿐만 아니라 현재 질병과 가난에 그대로 노출돼 숨도 못 쉬고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에 대해 되돌아 봤다”면서 “미약하나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이 작품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극중 차인표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아픈 아내를 치유할 약을 구하려고 탈북을 시도하면서 아들 준이와 헤어지는 아버지 용수역을 맡았다. 차인표는 “준이가 11살로 설정돼 있는데 제 친아들 정민이와 나이가 같아 자꾸 오버랩 됐다”라며 “몽골 사막으로 헌팅을 갔다 몸이 굉장히 아파 80시간 정도 굶은 적 있다. 그때 정말 먹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그런 경험이 캐릭터에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차인표는 “종종 제게 총선 출마 계획이 있냐고 묻는데 정치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전 좌파나 우파는 잘 모른다. 단지 굶고 있는 아이들이 불쌍해 대신 울어주기 위해 ‘크로싱’에 함께 했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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