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의G레터] 2년만에다시뭉친‘게임개발새내기들’

입력 2008-05-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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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토즈소프트에는 여느 온라인게임 개발사처럼 미공개 스튜디오가 있다. 오늘 팀 이름까지만 공개할 ‘스맥’을 통해 나는 ‘평생을 함께 하자’고 약속하고 7년간 함께 꿈을 꾸고 있는 20대 젊은이들의 우정과 신뢰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의 사립대 정경학부의 평범한 대학 신입생이던 이현직 씨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학교를 그냥 다닐 수가 없었다. 중1 때부터 일본어 전문서적까지 뒤져가며 게임시나리오, 프로그램언어 등을 공부하며 키워온 게임 개발자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1년 그는 대덕대학교 전체수석으로 게임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의기투합해서 게임을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볼 동지를 찾을 계획이었다. 게임학과에서 생활하며 한 달간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동기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대학 입학 초기에 흔한 술자리에서 그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만우절인 4월1일이었다.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열정이 있는 몇몇에게 잠깐 남아 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 ‘평생 함께 가고 싶다’는 약속 등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세 시간이 훌쩍 흘렀다.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은 있었지만 구심점이 없어 뭔가 해볼 수 없었던 과 동기들은 반색했다. 팀 이름은 이현직 씨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스맥(SMACK). ‘때리다’라는 기본 뜻 외에 ‘기존의 것을 때려 부수다’라는 철학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게임개발에 착수한 ‘스맥’은 무작정 문을 두드리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한 회사의 투자를 받게 되었다. 회사가 제공하는 오피스텔에서 장정 6명이 숙식을 함께 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부모님들께 얻어 쓰는 약간의 용돈과 회사가 준 생활지원금 70만원으로 6명이 생활비를 해결해야 했다. 작은 오피스텔에 컴퓨터 6대까지 있다 보니 잠을 잘 때면 6명이 테트리스 모양으로 얽혀서 자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의 성공과 그 뒤의 달콤한 열매를 기대하며 힘들어도 재미있던 나날들이었다. 시련은 이때 닥쳤다. 힘들게 완성한 게임은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포장도 뜯지 못한 채 창고에 머물렀다. 일반적인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게임에만 몰두했던 이들은 어느새 23∼24세.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이 보이지 않던 때, 결국 팀 전원이 일단 군대를 다녀오기로 했다. 며칠 간격으로 한꺼번에 군대에 갔다. 잠깐이라도 컴퓨터를 쓰려고 모두 행정병에 지원했다. “2년 뒤 다시 뭉칠 수 있을까”라며 불안했지만 그들은 결국 다시 모였다. 군대에서 기획한 온라인게임으로 현재 회사의 투자를 받아 팀 전체가 ‘스맥’ 이름 그대로 입사하기로 확정됐을 때 그들은 그간의 고생을 생각하며 엉엉 울었다. 이현직 씨는 현재 회사 내의 최연소 스튜디오 대표다. 자, 아직 그들의 게임은 공개되지 않았다. 성공한 자의 걸어온 길은 항상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다. 나는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들이 미래에 성공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정 은 희 액토즈 소프트 홍보팀장 스포츠 기자를 그만두고 유학을 꿈 꾸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홍보판에 뛰어든 별난 여인. 뒤늦게 빠진 게 임의 매력에 밤새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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