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리그우승컵,퍼거슨신화의완성!

입력 2008-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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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V10불구챔스리그정상단1회작년에도4강서AC 밀란에0-3완패
기사작위가 아니라 성인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퍼거슨이 달성한 프리미어리그 10번째 우승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퍼거슨과 12월31일로 생일이 같은 위건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경기 후 “나는 결코 퍼거슨보다 나은 감독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EPL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다. 퍼거슨의 약점은 자신이 약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했던 아스널의 웽거 감독도 리그 우승은 단 3번에 불과하다. 퍼거슨의 위대성은 그가 맨유에 오기 전인 스코티시 클럽 애버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퍼거슨은 당시 15년 동안 스코티시 리그를 양분하던 레인저스와 셀틱을 제치고 별 볼일 없던 애버딘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퍼거슨의 재직 동안 애버딘은 스코티시 리그 3번, 스코티시 FA컵 4번, 스코티시 리그 컵 1번, 유로피언 컵 위너스 컵 1번, UEFA 슈퍼컵 1번 등 수많은 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퍼거슨은 1937년 선덜랜드 감독인 지미 코크레인 이후 잉글리시와 스코티시 FA컵을 모두 우승한 경력을 가진 유일한 감독이다. 그러나 우승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우승했다는 퍼거슨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만은 유독 약한 면을 보이고 있다. 많은 팬들은 퍼거슨이 66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미루고 있는 진짜 이유가 바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있다고 보고 있다. 퍼거슨은 앤필드에서 리버풀 서포터들이 펼쳐 든 ‘페이즐리 3 퍼거슨 1’이라는 배너를 보며 자존심의 상처를 입고 있다. 이는 리버풀 서포터들이 전 리버풀 매니저 봅 페이즐리가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전신인 유로피언 컵을 3차례 우승시킨 것을 빗대 1번의 우승 경험밖에 없는 퍼거슨을 비웃는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명장 퍼거슨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이런 조롱을 하는 클럽이 리버풀 외에 또 있다는 것이다. 현재 3부 리그격인 리그 원(1)에 있는 노팅엄 포리스트 서포터들도 전 매니저 브라이언 클러프가 거둔 유로피언 컵 2회 우승을 퍼거슨의 그것과 비교하며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노팅엄 포리스트의 영웅 클러프는 자신과 퍼거슨을 비교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두 개를 알렉스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내가 말하는 두 개는 남자의 국부에 있는 그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라고 퍼거슨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 사실 맨유 감독 21년 동안 퍼거슨은 맨유를 세계 최고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독보적인 클럽으로 자리매김 시킨 반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999년 단 한 차례 우승한 것이 전부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펄펄 날던 맨유가 왜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하는지는 퍼거슨이 그의 매니저 경력 내내 풀어야 했던 숙제 같은 것이었다. 2007년 5월 2일 AC 밀란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0-3으로 완패하고 탈락하며 깊은 실망감을 나타내는 퍼거슨에게 의기양양한 이탈리아 기자들이 질문을 던졌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가 부족한 점이 무엇이라 봅니까” “맨유가 밀란 같은 위대한 클럽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등 다분히 퍼거슨을 자극하는 내용을 쏟아냈다. 그들이 알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는데 하나는 ‘호나우두나 루니에게 챔피언스리그는 너무 큰 무대인가’ 이고, 다른 하나는 ‘왜 맨유가 매년 유럽무대에서 성공적이지 못하냐’는 것이었다. 자존심 강한 퍼거슨은 두 번째 질문에 적절히 답변을 찾지 못한 채 유럽에서는 볼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맨유는 쉽게 볼을 빼앗겼고 반면에 밀란은 볼을 소유하는 능력이 훨씬 나았다고 열세를 인정했다. 또한 수비에서 너무 쉽게 골을 내주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평소 선수들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던 퍼거슨도 첫 번째 질문에 대해 “그들은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쳤다”며 다소 의외의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루니는 비교적 괜찮았는데 호나우두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호나우두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주장에 일부 동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퍼거슨은 “그들은 아직 어리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오늘 밀란이 보인 경험과 직업의식이 두 플레이어에게도 본받아야 할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라는 말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퍼거슨은 EPL 최강 수비진을 구성하고 일년 만에 너무나도 성장한 가공할 호나우두의 득점력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를 연이어 평정했다. 이제 퍼거슨은 22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더블과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첼시와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퍼거슨은 2000년 12월초 자신의 은퇴에 대해 “나도 언젠가는 매니저 자리를 떠나게 될 겁니다. 나는 내가 은퇴해야 할 적기를 골라 왔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그 적기가 리버풀의 최다 리그 우승 기록 18회와 함께 페이즐리의 3회 유로피언 컵 우승 기록을 깨는 날로 예상하고 있다. 요크(영국)=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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