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달콤한인생’어?이장면어디서본듯한데…

입력 2008-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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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에서 영화의 변주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단순히 유사 코드를 삽입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영화의 구도를 끌어들여 한 편의 드라마에서 여러 편의 영화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낸다. MBC 주말극 ‘달콤한 인생’(극본 정하연·연출 김진민) 속에서는 영화 ‘태양은 가득히’와 ‘실락원’를 엿볼 수 있다. 돈과 사랑을 향한 20대 청춘의 방황을 표현하기 위해 ‘태양은 가득히’를 차용했고 중년에 접어든 여성의 욕망을 담으려고 ‘실락원’을 끌어들였다. ○ 이동욱, ‘태양은 가득히’ 알랭 드롱 변주 주인공 이준수로 출연하는 이동욱은 극 중 또 하나의 이름을 갖고 있다. 바로 ‘악어새’다. 재벌 2세인 친구 성구(정겨운)의 그늘에 살면서 준수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맺는다. 돈이 많지만 허무주의자인 친구 성구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죽음을 택한다. 막대한 돈과 명예를 남기고 죽은 성구를 대신해 준수는 친구의 이름으로 살아간다. 두 남자가 위태로운 우정을 나누다가 남은 한 명이 죽은 친구로 행세하는 이야기는 알랭드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와 같다. 이 영화를 드라마에 끌어들인 것은 정하연 작가와 김진민 PD가 기획 단계부터 염두한 설정이다. 김진민 PD는 “20대의 가장 큰 가치관은 돈일 수 있는데 주인공 준수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태양은 가득히’의 설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리플리’에서 쥬드 로와 맷 데이먼의 관계는 우정과 애정 사이를 오갔다. 드라마에서 준수와 성구의 관계도 의문을 남긴다. 11일 방송한 2회에서 준수와 성구의 대사인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우정이 아닌 둘 사이에 존재했던 숨겨진 감정은 ‘달콤한 인생’이 앞으로 풀어낼 중요한 이야기 중 하나다. ○ 오연수, ‘실락원’의 구로키 히토미 변주 오연수는 능력 있는 남편, 예쁜 두 딸 그리고 부유한 가정까지 완벽한 조건을 갖춘 여자 윤혜진을 연기한다. 연봉 100억 원을 제안 받을 정도로 유능한 남편을 뒀지만 그가 3년 동안 13살이나 어린 여자와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혜진은 절망에 빠진다. 완벽주의 남편과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는 혜진과 영화 ‘실락원’의 여주인공 린코는 서로 맞닿아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생활에서도 정서적, 육체적 갈증을 느낀 린코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 역시 혜진과 준수의 관계와 비슷하다. ‘달콤한 인생’이 초반 2회분을 일본 북부의 오타루에서 촬영한 내용은 ‘실락원’에 등장하는 린코와 구키의 도피 여행을 떠올리게 만들어 두 작품 사이의 연관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김 PD는 “특정 영화와 비교하기보다는 드라마 자체의 느낌을 흠뻑 즐기기바란다”고 부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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