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결승PK실축…“테리힘내…그건신의장난이야”

입력 2008-05-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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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첼시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첼시는 승부차기 끝에 라이벌 맨유에 패배, 4년만에 ‘무관의 제왕’으로 남게 됐다. 쏟아지던 빗줄기는 그들의 아픔을 오롯이 대변했다. 첼시는 올 시즌 준우승만 세 번 했다. 조세 무리뉴 시절, 프리미어리그 2연패(2005, 2006), FA컵 우승(2007)을 일궈내며 명문 대열에 올라선 첼시였지만 칼링컵과 리그에 이어 챔스마저 2위로 마쳤다. 그러나 첼시는 충분히 칭송받을 만 했다. 최강이라 자부하는 명문 팀들이 몰린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그들은 위용을 잃지 않았다. 선임 과정이 석연찮았단 이유로 한 번만 못해도 온갖 비난을 받은 아브람 그랜트를 중심으로 뭉친 ‘푸른 전사’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특히 주장 존 테리(사진)의 투혼이 그랬다. 11일 볼턴과 리그 최종전서 팔꿈치 부상을 입어 출전이 불투명했던 테리는 빠르게 회복했다. 현지 언론들이 그의 출전 가능성을 낮게 점쳤으나 테리는 “내 마지막 우승 리스트에 챔스 트로피를 올려놓고 싶다”고 출전 의지를 거듭 밝혔고, 당당히 필드로 들어섰다. 테리는 첼시의 상징이다. 2000년 노팅엄으로 임대됐을 때만 제외하면 1997년 이후 첼시 한 팀에서만 활약해왔다. 이날도 루니와 테베스 등 맨유 공격진의 화력을 막아냈고, 수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몸과 머리로 막아내 그랜트의 신뢰에 보답했다. 거스를 수 없는 신의 장난이라는 ‘11m 룰렛’에서 미끄러지는 실수만 없었다면…. 믿을 수 없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뒤 눈물을 뿌리며 그랜트에 안긴 테리의 모습은 그래서 더 비극적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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