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많은~韓문화한호흡’조용필의음악세계

입력 2008-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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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20대 남자가 울산에서 서울 행 관광버스에 올라탄다. 버스 앞에 커다랗게 붙은 표지판 글씨는 ‘조용필 팬클럽, 잠실 콘서트 행’이다. 지난 24일 토요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40주년 ‘The History 킬리만자로의 표범’ 첫 공연은 세대와 상관없이 그의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 공간, 동일 시간에 모인 특별한 만남이었다. 공연 오프닝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애니메이션을 보고 부부가 함께 울었다는 팬, 변하지 않는 조용필의 혼을 느끼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관객, 소녀 시절 ‘오빠’를 떠올렸다는 아주머니 등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함께 울고 웃고 하나가 됐다. 맹자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끊임없이 ‘합일’을 지향하고, 이러한 꿈과 좌절 사이에서 포기할 수 없는 정서가 생긴다고 보았다. 그 정서를 40년 동안 꾸준히 만들어온 가수가 바로 ‘조용필’이다. 일치에 대한 욕망과 그 과정, 한이 오롯이 드러나는 게 바로 조용필의 음악세계다. 왜 조용필인가? 왜 조용필은 끊임없이 대중을 끌어들일까? 그를 30년 동안 곁에서 지켜보고 취재하고, 고민했던 ‘홍호표’ 박사가 3년에 걸쳐 맹자의 관점에서 조용필을 연구했다.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동아일보사)은 조용필이라는 대스타와 조용필 유행가를 분석한 대중가요 논문이다. 저자는 슈퍼스타 현상을 오늘날의 ‘왕도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논문을 풀어간다. ‘물처럼 흐르는 민심’이 스타를 만들고, ‘스타가 수양이 되어 본성에 충실할 때 천심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 때 바로 ‘신바람’이 생긴다. 물론 돈과 마음을 가수에게 다 쓰고도 당사자들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저자는 수시로 ‘정서’를 표현하는 조용필의 노래가사를 꼼꼼히 분석한다. ‘단발머리’에서 ‘못 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는 세월 자체가 미움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이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시간이 소녀를 사라지게 해도, 어쨌든 그 소녀는 ‘같은 시공간’에 지금도 존재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좌절된 ‘한(恨)’도 무조건 어두운 게 아니라 함께하는 ‘낙관’의 상태이다. 저자는 셀린 디온의 ‘My Herat Will Go On’의 노래가사와 조용필의 ‘영혼의 끝날까지’를 비교하며 색다른 분석도 내놓는다. 셀린 디온의 노래가 꿈속, 마음의 사랑을 노래한다면 조용필은 ‘하늘의 어떤 작용에 따른 ’ 상태를 표현했다. 원래 사랑의 상대와 하나였기 때문에 ‘따라갈 필요도 없고 그 자체가 함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조용필의 무대는 맹자가 말한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모두가 즐거운 상태’였다. 이 논문을 읽은 조용필은 “문화의 중요성을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강조하는 것을 보고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고 했다.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은 분석의 대상을 놀라게 만든 글, 맹자의 틀에서 조용필 음악에 담긴 인간 본성을 써내려간 논문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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