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왜′가왕′인가알려준무대,조용필4콘서트

입력 2008-05-25 05: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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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국민가수’ ‘작은 거인’. 조용필을 수식하는 말이 실감나는 콘서트였다. 조용필은 24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조용필 아니면 못할’ 콘서트를 벌였다. 국내 최다관객수로 기록될 5만 명의 함성은 40년간 국민들을 위해 쉼 없이 부른 주옥같은 노래의 거대한 메아리였고, 무대 양쪽으로 웅장하게 솟은 40m의 타워는 40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를 지켜온 것을 상징하는 금자탑이었다. 공연은 그가 자신의 대표곡으로 꼽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주제로 한 3D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됐다. 죽음을 맞기 위해 흰 눈이 덮인 험난한 산꼭대기로 오르는 표범의 포효를 담은 영상이 끝나자 조용필은 하얀색 정장차림으로 ‘꿈’을 부르며 등장했다. 이후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나는 너 좋아’를 잇달아 부른 조용필은 비 이야기부터 꺼냈다. 35주년, 37주년 공연을 모두 폭우 속에서 치른 조용필은 맑은 밤하늘을 쳐다보며 “오늘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웃은 뒤 “지난 40년간 수많은 모험과 그것을 통한 배움이 있었고, 꿈과 희망이 있었다. 사랑과 슬픔이 있었고, 고통과 후회도 많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노래로 승화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의 힘이었다”며 관객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팬들은 일제히 “조용필”을 외쳤고, 그는 다시 ‘비련’ ‘단발머리’ ‘바람의 노래’ ‘마도요’ ‘청춘시대’ ‘큐(Q)’ 등 히트곡을 불렀다. 조용필은 이어 “나는 평소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한다”며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노래방’ 무대를 만들었다. 무명 시절 즐겨 부른 ‘산장의 여인’, ‘돌아오지 않는 강’을 함께 부른 뒤 ‘창 밖의 여자’ ‘허공’ ‘정’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의 노래를 관객과 합창했다. ‘서울 서울 서울’을 부를 때는 하늘 위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강원도 아리랑’을 열창하면서 절정으로 내달았다. 이후 조용필이 팬들을 위해 쓴 친필편지가 영상으로 공개됐다. 조용필은 영상편지에서 ‘지난 40년은 꿈이었습니다. 한의 시간, 고독의 시간을 넘어 그윽한 세상을 열고 싶었습니다. 저는 바람이고 구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삶의 의욕을 지펴주는 불꽃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었습니다. 한결같이 흘러운 한강처럼 저도 변함없는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저의 노래가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다면 저는 행복합니다. 긴 세월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고 전했고, ‘한강’을 마지막 곡으로 본 공연을 마쳤다.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 ‘미지의 세계’ ‘여행을 떠나요’를 연이어 선사한데 이어 두번째 앙코르 무대에서는 ‘추억속의 재회’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를 부르며 2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40주년 기념 콘서트 ‘더 히스토리-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막이 내렸다. 이날 공연은 당초 4만2000장의 입장권이 매진됐으나, 추가 판매 요청이 끊이지 않자 5만석으로 늘렸다. 이날 잠실에는 프로야구 경기와 맞물려 수천대의 차량이 몰리면서 일대 큰 혼잡을 빚었다. 조용필은 12월 13일까지 대전 대구 창원 울산 여수 광주 포항 안산 천안 전주 의정부 인천 청주 수원 구미 일산 안동 부산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또 이 기간 중 8월 9일과 16일에는 미국의 대표적 공연장인 LA 노키아센터와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각각 공연을 갖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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