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아메리카]약아진ML‘완제품’만산다

입력 2008-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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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일본 프로야구와 관련된 보도를 두가지 방영했다. 하나는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외국인 사상 최초로 일본시리즈를 우승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었다. 1년 동안 준비한 2시간짜리 다큐멘터리였다. 또 하나는 일본 프로야구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져온 빛과 그림자였다. 니혼햄 파이터스 다르빗슈 유도 올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함께 조명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밀림에 빗대어 “원시림을 무조건 자르기만 하면 안된다. 대체 자원을 만든 뒤 나무를 잘라야 한다”며 일본 선수들의 무조건 메이저리그 진출에 반대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 관계자는 꿈나무들이 여전히 야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잘 성장하고 있다며 스타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지지했다. 큰 물에서 놀고 일본의 국위선양을 하라는 주문이 강했다. 아울러 일본 선수들은 돈보다 세계 야구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기를 원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규모는 메이저리그 5분의 1 수준밖에 안된다. 구단의 투자도 미약하고 라커룸의 시설도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대접받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를 미국쪽 시각에서 살펴본다. ○일본 특급은 미국에서도 통한다 현재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일본 프로야구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FA 시장에 일본 선수가 나오면 서로 잡으려고 안달이다. 물건(선수)에 대한 정확한 평가보다 일본 선수라면 다른 팀에게 빼앗길까봐 서로 베팅을 한다. 지난 해 오프시즌 일본 프로야구 출신들의 메이저리그 입성을 보게 되면 단박에 드러난다. 일본 프로야구 특급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A급 대우를 받는다. 프리에이전트로 메이저리그에 입단한 전 히로시마 카프스의 구로다 히로키(32)와 주니치 드래건스의 후쿠도메 고스케(30)를 보라. 투수 구로다는 LA 다저스와 3년에 총 연봉 3530만달러에 계약했다. 시카고 컵스는 한술 더 떴다. 외야수 후쿠도메를 4년 4800만달러로 붙잡았다. 두 선수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과 동시에 가뿐히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자가 됐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을 어떻게 대접하는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두 구단은 거액을 투자했지만 구로다와 후쿠도메는 기대 이상으로 팀에 적응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강력한 인상을 심어 팬들로부터도 환영을 받았다. 데뷔전에서 구로다는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후쿠도메는 첫 타석 2루타, 동점 3점홈런 등 3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반제품에서 완제품을 찾는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출신이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은 1964년 투수 무라카미 마사노리다. 그러나 일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불을 지핀 선수는 누가 뭐래도 30년 후의 노모 히데오였다. 박찬호가 다저스에 진출한 이듬해인 1995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노모는 ‘토네이도 돌풍’으로 신인왕에 노히트게임을 작성하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깜작 놀라게 했다. 이 때부터 메이저리그는 일본 프로야구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일본 프로야구는 미일 올스타게임 등 꾸준히 미국과 교류하며 메이저리그 정보를 습득하고 축적했다. 무라카미 이후 일본 출신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숫자는 총 38명이다. 무라카미→노모→이치로→마쓰이로 이어진 일본 프로야구 출신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보통 선수보다는 특급들의 진출이 눈에 띄는 게 특징이다. 또 종전에는 투수 선호에서 포지션 플레이어까지 망라하고 있다. 물론 일본 프로야구 출신이라고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성공신화를 이룬 것은 아니다. 이라부 히데키, 나카무라 노리히로, 이시히 가즈히사 등 거품도 있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일본 프로야구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성공이다. 메이저리그는 박찬호부터 1990년대 중반 이후 한 때 한국 고교야구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일종의 반제품 영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눈을 돌려 일본의 프로야구 출신의 완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다음 타깃은 다르빗슈 유 ESPN은 올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는 투수로 우완 다르빗슈 유(22· 니혼햄 파이터스)를 지목했다. 미국 스카우트들은 다르빗슈 등판 때마다 게임을 지켜보고 있다. 다르빗슈의 포스팅 금액은 2006년 겨울 포스팅시스템으로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세이부 라이언스에 5111만111달러를 써 내 마쓰자카를 영입했다. ESPN은 다르빗슈의 포스팅 금액을 75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돈을 써낼 구단은 뉴욕 양키스 뿐이다. 양키스는 선발진이 취약해 다르빗슈 영입이 절실하다. 다르빗슈는 당장 메이저리그에 갈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올 오프시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다르빗슈의 아버지는 메이저리그 행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구단 재정도 넉넉치 않아 프리에이전트가 되기 전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는 게 ESPN의 보도였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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