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면제’최홍만의딜레마

입력 2008-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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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논란에 휩싸인 K-1 골리앗 파이터 최홍만이 결국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무청은 정밀 재검까지 치른 끝에 2일 최홍만에게 군 면제에 해당하는 5급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병역 면제는 최홍만의 격투 인생에 심각한 부메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군대도 못 가는 몸으로 어떻게 격투기는 할 수 있나’란 한국민의 정서부터 녹록치 않은 벽이다. ○악성인가, 아닌가? 병무청은 최홍만의 병역 면제 사유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머릿속 종양이 정설로 통한다. 이미 최홍만은 작년 6월 ‘다이너마이트 LA’ 대회 때 똑같은 증상에 발목 잡혀 대회 출전 허가를 받지 못했다. 당시 KBS ‘추적 60분’ 등 언론에선 ‘종양이 계속 자라고 있고, 악성의 의심이 있다’란 의혹이 있었다. 이에 대해 최홍만과 주최사 FEG 측은 “악성도 아니고 더 이상 종양이 자라지 않는다”라고 강변했다. 따라서 이번 병역 면제에 대해 최홍만과 FEG가 어떤 식으로 해명을 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주최 측이 ‘돈벌이를 위해 몸이 성치 않은 선수를 링에 올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수술인가, 아닌가? 최홍만의 뇌종양이 악성으로 확인되면 무조건 수술이라고 봐야 한다. 이 경우, 격투 인생은 사실상 끝난다. 또 FEG는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설령 악성이 아니더라도 곧바로 링에 복귀하긴 난망하다. 군대는 못 가는데 격투기는 하는 ‘의문의 파이터’로 낙인찍히면 최홍만의 최대 무기인 흥행성은 끝장이 난다. 때문에 여론의 부담을 느낀 최홍만이 수술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간벌기는 미봉책이란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2009년까지 체결된 것으로 알려진 30억원(3년)의 돈을 선뜻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사면초가의 기자회견 FEG 코리아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최홍만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의까지 대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뇌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 수술을 받을지 안 할지에 대한 언급 역시 불가피하다. 이 회견에서 은퇴가 아니면 풀리지 않을 만큼 비등한 비판 여론을 어떻게 설득시킬지, 아울러 최홍만의 건강까지 담보하는 대안이 나올지 궁금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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