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두산김명제“내공칠타자는없다”배짱두둑

입력 2008-06-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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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적으로만 보면 명제가 7승은 했어야 하는데….” 두산 김경문 감독은 투수 김명제(21)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올 시즌 사실상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지만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는 얘기였다. 김명제는 입단 이후 누구보다 많은 기회를 얻은 투수 중 하나였다. 계약금 6억원을 받고 입단한 ‘특급’ 유망주인데다 187cm·95kg의 당당한 체격과 묵직한 직구 덕분에 늘 선발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즌 전부터 붙박이 선발을 보장받았다. 김 감독은 “장차 두산 마운드를 책임져야 할 선수”라면서 아무리 얻어맞아도 어김없이 경기에 내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와 자신 없는 투구로 코칭스태프를 실망시키기 일쑤. 결국 시즌 중반 2군행이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 카드로 쓰겠다는 의사까지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만한 선수는 아니었나 보다. 김명제는 올해도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코칭스태프가 ‘삼세번’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은 덕분이다. 결국 그도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10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그랬다. 1회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잠시 흔들렸지만 더블플레이로 손쉽게 1회를 막아냈다. 5회 2사 후 정보명에게 얻어맞은 좌중간 2루타가 이 날 김명제의 유일한 안타였다. 7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1패)째. ‘두산 천적’ 매클레리와의 맞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했다. 김명제는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무거웠던 것 같다. 윤석환 코치님이 릴리스포인트를 좀 더 앞으로 당기라고 조언해주셔서 그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2년간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겨우 얻어낸 진리. ‘내 공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없다’는 것이다. 김명제는 “예전에는 내가 원하던 코스로 볼이 안 들어가면 그걸 의식하다 경기를 망치곤 했다. 올해는 자신감 있게 무조건 정면승부를 하려 했고, 그러면서 밸런스를 찾아갔다”고 털어놨다. 또 “앞으로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진에 부담을 덜 주고 싶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혹독한 성장통을 이겨낸 젊은 투수의 다짐. 김명제는 더 이상 ‘아기곰’이 아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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