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로이스터호통‘약발’받았나

입력 2008-06-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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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우리가 맞붙은 13일 사직구장. 3루쪽 외야 관중석에는 오랜만에 대형 플래카드 한 장이 걸렸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정태 코치의 사진과 ‘근성’이라는 두 글자. 롯데가 4강의 희망을 잃어가던 지난해 5월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걸려있던 플래카드다. 올 시즌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 눈에 띌 이유도 없었다. 롯데는 여전히 4강권에 있다. 그런데 팬들은 결국 이 플래카드를 꺼내들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폭발’한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 로이스터 감독이 ‘폭발’한 이유 “부끄러운 경기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4-9로 역전패한 12일 잠실 두산전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이 날 1회가 끝난 후 선수들을 덕아웃 뒤로 불러모았다. 그리고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경기하지 말라. 두려워하면서 야구하는 건 경기에 지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실책 하나가 빌미가 됐다. 1회 무사 1루에서 두산 고영민이 좌중간으로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정수근과 중견수 김주찬이 모두 달려갔다. 하지만 서로 미뤘다. 볼은 둘 사이에 어중간하게 떨어졌다. 김주찬이 급히 잡아 유격수에게 송구했지만 그 마저도 좋지 않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기술적으로 실수는 나올 수 있지만 볼을 적극적으로 잡으려하지 않는 자세에는 문제가 있다”고 단호히 지적했다. ● 신동빈 부회장의 ‘귀띔’ 그러면서 뒷이야기를 하나 들려줬다. 지난해 11월. 로이스터 감독은 자신의 영입을 진두지휘했던 신동빈 롯데 부회장에게 “롯데 선수들의 특징이 뭐냐”고 물었다. 고민하던 신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외야에서 볼을 잡으려다 부딪치는 걸 두려워한다. 그러다가 종종 놓친다.” 바로 그 장면이 감독의 눈앞에서 처음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근 쓴소리를 자주 했다. 하지만 특정 플레이를 놓고 이 정도의 직설화법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6연패는 잊어라. 오늘부터는 전혀 다른 날’이라고 주지시켰다”면서 “선수들이 진짜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보여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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